기장군청 전경/사진=기장군


기장지역은 그동안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단 한 번도 깃발을 꽂지 못한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다. 그런 기장의 표밭이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군수직과 관련해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국민의힘과 설욕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제3지대의 도전까지 더해지며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고 이와 맞물려 시의원 선거판도 덩달아 술렁이는 모습이다.


기장군수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는 정종복 군수의 재선도전 의지가 확고하다. 정 군수는 지난 4년간 군정을 이끌며 다져온 조직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해 '안정적인 군정 운영'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선 당내 경쟁자들로는 김쌍우 전 부산시의원, 이승우 부산시의원, 정명시 전 기장경찰서장 등이 거론된다. 최근 국민의힘 부산시당 안보위원장에 임명된 김한선 전 53사단장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경선 과정에서 '새로운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정 군수와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도 험지인 기장에서 진보 진영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우성빈 전 기장군의원이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 정종복 군수에게 패배의 쓴잔을 마셨던 우 전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라고 밝혔다. 황운철 현 기장군의원의 도전도 주목된다. 당내 경선에서 우 전 의원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제3지대 정당들의 행보다. 심헌우 개혁신당 기장군 위원장과 정진백 조국혁신당 기장군위원장 등도 출마가 예상돼 선거판이 다자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기장군수 선거 못지않게 부산시의원 선거 열기 또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장군은 인구 증가와 함께 정치 지형이 급변하고 있는 곳으로 시의원 두 석의 향배가 전체 선거 구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기장군은 기장읍·일광읍·철마면을 묶는 제1선거구와 정관·장안읍의 제2선거구로 나뉜다. 각 선거구별로 현직의 수성 의지와 도전자들의 기세가 맞부딪치며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기장군 제1선거구는 현재 국민의힘 박종철 시의원이 터를 잡고 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년간의 의정 활동을 통해 지역 현안을 챙기며 기반을 다져온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당내 공천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관읍과 장안읍을 아우르는 제2선거구는 현직인 국민의힘 이승우 시의원의 거취가 최대 변수다. 이 의원이 체급을 올려 군수직에 도전할 경우 제2선거구는 여야 후보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이 빈틈을 노리는 국민의힘 내 경쟁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재선 군의원인 맹승자·박우식 군의원이 체급을 올려 시의원에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시의원 탈환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기장군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황운철 군의원의 행보가 주목된다. 군수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당내 전략적 판단이나 본인의 결심에 따라 시의원 선거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제2선거구(정관·장안)에서는 조용우 전 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역 위원장을 맡으며 당원 조직을 관리해 온 조 전 위원장이 다시 등판할 경우 시의원 후보를 놓고 치열한 후보 경선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기장군수 선거에서 '보수 불패'의 신화가 이어질지, 아니면 '진보 첫 입성'이라는 새 역사가 쓰일지 유권자들의 눈과 귀가 기장군으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