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MASGA)', 한미 관세 협상 카드에서 '핵잠수함'으로
[아듀 2025 – 모빌리티 10대 뉴스] ①통상 협상 수단 넘어 한미 '해양안보'와 '방산 협력' 포괄
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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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5년 모빌리티 산업은 지정학·통상·기술 전환이 한꺼번에 몰아친 격변의 한 해였다. 새 정부와 맞물려 산업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촉발한 고율 관세·보조금 폐지·자국 우선주의가 자동차·조선·항공·해운 전반을 흔들었다. 전동화 속도 조절, 자율주행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까지 동시에 진행되며 '성장 전략의 재설계'가 불가피해졌다. 을사년 모빌리티 산업을 뒤흔든 10대 이슈를 짚어봤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단연 세계 1위의 조선 강국이었지만 조선 경쟁력을 점차 상실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다시 손을 맞잡고 조선을 함께 이끌어간다면 짧은 시간 안에 세계 조선 시장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0월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조선업의 위상을 이같이 치켜세우며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렸다. 양국 정상이 조선업을 매개로 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한 지 약 세 달 만이다.
마스가는 지난 7월 미국의 관세 압박 국면에서 한국 정부가 대응 카드로 제안한 조선 협력 구상이다. 한국 조선사의 경쟁력을 활용해 미국 조선업 부흥을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산업 협력 패키지로 설계됐다. 단순한 수주 확대가 아니라 미국 내 조선 인프라 재건을 전제로 한 구조적 협력이라는 점에서 기존 조선 협력과 차별화된다.
마스가에는 한국 조선사의 미국 현지 조선소 투자, 노후 설비 현대화, 조선 인력 양성 프로그램, 군·민 겸용 유지보수(MRO) 협력 등이 핵심 축으로 담겼다. 미국 조선업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온 생산성 저하와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한국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필요성과 실행 방식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단기간 내 자국 조선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동맹국의 기술과 생산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협력 범위가 상선과 군함을 넘어 핵잠수함까지 언급되며 한 단계 더 확장되고 있다. 직접적인 핵잠수함 건조 참여 여부와는 별개로 정비·유지·부품 공급 등 간접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마스가의 전략적 무게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HD현대, 한화,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들은 미국 내 투자, MRO 사업, 방산 연계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마스가 대응을 위한 내부 검토와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마스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조선·방산 시장과의 중장기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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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