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사업 힘 싣는 이재용, '파트너십·대형 M&A'로 성장 본궤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전장부문 조단위 M&A… 향후 실적 기대감↑
이한듬 기자
공유하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장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와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전 세계 전장 시장을 선도할 경쟁 기반을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절차는 내년 마무리된다.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전장 분야에서 조단위 인수다. 하만 이후 이렇다할 M&A 성과를 내놓지 못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5월 공조사업 부문에서 독일 플렉트그룹을 15억유로에 인수하며 빅딜 재개 포문을 연 이후 이번 ZF의 ADAS사업까지 성사하며 추가 대형 M&A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디지털 콕핏, 카오디오 등 '차량 내 경험' 부문 업계 1위인 하만은 ADAS 스마트 카메라 1위 업체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ZF의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업계 1위이다.
하만은 이번 인수로 차량용 전방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ADAS 관련 기술과 제품을 확보해 고성장하고 있는 ADAS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하만의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 빠르게 전환되는 자동차 트랜드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향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SDV 시장을 선도할 기반도 구축했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안전성, 편의성 등을 기반으로 2025년 62조6000억원에서 2030년 97조4000억원, 2035년 189조3000억원으로, 2035년까지 연평균 12%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도 직접 전장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장사업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올초 독일을 방문해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데 이어 3월에는 중국에서 레이쥔 샤오미 회장을 만나 전기차 협업 가능성을 모색했다. 당시 이 회장은 BYD 본사도 방문한 바 있다.
지난 7월 삼성 계열사 부당합병 등과 관련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뒤에는 경영행보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11월에는 한국을 찾은 올라 켈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승지원에서 만나 전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달에는 미국 출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위 역량을 집중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 실적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2016년 7조1000억원이던 하만의 매출은 지난해 14조300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2016년 680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574억원으로 줄었으나 지난해 전기차 캐즘 속에서도 1조3000억원을 거두며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하만은 올해 3분기 이미 누적으로 1조2000억원을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을 기준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TV·가전 리더십과 하만의 독보적인 전장 기술력을 결합해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잇는 AI 기반 초연결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을 이어 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이한듬 기자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