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페퍼 유럽서 300억 수혈… 장기성장 기반 다질까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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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이 추가 자본 확충에 나선다. 실적 부진과 자산 축소 속에서 건전성 관리와 손실 대응 여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보통주 60만주를 주당 5만원에 발행한다.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납입일은 2026년 1월 30일 이내다.
올해 페퍼저축은행은 2월 보통주 20만주를 발행해 100억원을 조달했고 3월에는 보통주 40만주를 발행해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올해 2·3월 증자 역시 모두 주주배정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다. 현재 최대 주주는 페퍼 유럽으로 지난해 기준 지분율은 91.43%다.
연이은 유상증자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4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761억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은 줄었지만 손실 구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건전성 지표는 일부 개선됐지만 부담은 남아 있다.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8.10%,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04%를 기록했다.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를 통해 지표는 낮아졌으나 업권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자산 규모 축소도 부담 요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조5618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 말 6조2554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부실채권 정리와 보수적인 영업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산 축소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2018년 이후 자산 기준 저축은행 업계 '빅5' 지위를 유지했지만 자산 감소가 이어지며 순위도 하락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자산 순위는 2023년 6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 10위까지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페퍼저축은행은 자산 축소와 실적 부진 국면에서 자본 여력을 먼저 보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연초 이후 세 차례 유상증자는 단기 성장보다는 건전성 유지와 손실 대응 능력 확보에 방점이 찍힌 결정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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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