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번호이동 이탈이 위약금 면제 시행 이후 빠르게 확대되며 사흘간 누적 5만명을 넘어섰다. 이탈 고객의 이동은 SK텔레콤에 가장 많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KT가 해킹 사고 이후 전 고객의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하자 이동통신사들이 해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내걸며 치열한 고객 쟁탈전에 나서고 있다. 보조금 경쟁도 한층 격화되며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총력전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해킹 사고가 발생한 이후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간 5만2661명이 KT 가입을 해지했다. 이 중 61.4%인 3만2336명이 SK텔레콤으로 이동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1만2939명,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7386명으로 집계됐다. 알뜰폰을 제외하면 KT 이탈 고객의 71%가 통신 3사 중 SK텔레콤을 선택한 셈이다.

이에 KT는 해킹 사고 후속 조치로 총 45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실시한다. KT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14일간 이동통신서비스 해지를 원하는전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한다. 이와 함께 6개월간 ▲월 100GB 추가 데이터 제공 ▲로밍 데이터 50% 추가 혜택 ▲OTT 서비스 2종 중 1개 무료 이용권 ▲커피·영화·베이커리 등 제휴 매장 멤버십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요금 할인 항목이 제외된 것을 두고 이용자들의 아쉬움도 적지 않다. KT는 실제 정보 유출이 확인된 약 2만2000명에 이미 통신 요금 할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번 보상안에서는 요금 인하 혜택을 별도로 포함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재가입 고객에게 해지 전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원복하는 등 혜택을 제공한다. /사진=SK텔레콤 공식 홈페이지


SK텔레콤은 KT 해지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며 점유율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LG유플러스는 뚜렷한 대응 없이 관망세를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약 3개월간 위약금 면제를 실시했으나 이 기간 105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하면서 시장점유율이 40%대에서 30%대로 하락했다. SK텔레콤은 이번 기회를 통해 통신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19일부터 7월 14일 사이 자사 가입을 해지했다가 재가입한 고객에게 해지 전 가입 연수와 T멤버십 등급을 원복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여기에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T멤버십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2만9000원 상당 쿠폰을 제공하며 번호이동 고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최근 해킹 사고와 관련한 서버 폐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도 SK텔레콤의 점유율 회복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2분기 22만3000명, 3분기 4만4000명 가입자 순증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으나 현재까지 고객 유치를 위한 별도의 전략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본격화되며 KT 이탈 고객 확보를 위한 추가 보조금도 공격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서울의 일부 판매점에서는 아이폰17·갤럭시S25울트라 등 고가의 단말기가 실구매가 0원 수준에 판매되거나 단말기 구매 고객에게 '차비' 명목으로 웃돈까지 얹어주는 사례도 확인됐다.

KT도 번호이동 고객 대상 판매 장려금을 최대 15만원까지 상향 조정하며 이탈 방지에 나섰다. KT 관계자는 "고객 보상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단가 경쟁에 대응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타사의 공격적인 지원금이나 리베이트로 시장 질서가 왜곡될 수 있어 고객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한 최소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지원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 위약금 면제가 종료되는 1월 13일까지 가입자 이탈과 보조금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