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의회 전경. /사진제공=경북 영천시의회



영천시의회가 2026년도 영천시 본예산 가운데 주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졌다.


12일 <머니S> 취재 결과에 따르면 영천시의회는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영천FC U15 중등부 지원사업, 야사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 내 주차장 조성, 금호읍 삼호공단 등 주요 현안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해당 사업들은 청소년 체육 육성, 주민 생활 불편 해소, 지역 산업 기반 유지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안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예산이 모두 삭감되자 학부모와 주민,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즉각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U15 축구 중등부 지원 예산 삭감에 대해 학부모들은 선수들의 전학과 팀 존속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재정 지원이 끊기면서 지역에서 성장하던 유소년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체육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은 이번 결정이 아이들의 진로와 지역 스포츠 기반을 동시에 외면한 판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금호읍 삼호공단 관련 예산 삭감 역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주민들은 산업단지 유지·보완이 필요한 시점에 관련 예산을 끊은 것은 지역 경쟁력과 고용 안정성을 포기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야사지구 주차장 조성 예산 삭감도 불만을 키우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소음과 분진 피해를 감내해 온 인근 주민들은 생활 편의시설 설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피해 보상과 개선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은 금호읍 일대를 중심으로 내걸린 항의 현수막을 통해 집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아이들의 꿈을 꺾는 시의회', '유소년 축구단 예산 삭감 웬말이냐', '삼호공단 예산 삭감 결사반대' 등의 문구는 예산 삭감이 단순한 행정 판단을 넘어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라는 주민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논란은 최근 시 자유게시판에 게시된 '정당공천을 없앱시다'라는 제목의 시민 글이 올라오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해당 글은 짧은 기간 동안 다수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됐다.


작성자는 반복되는 예산 전액 삭감 사례를 언급하며 시의회의 예산 심의가 시민 삶보다 정치 논리에 좌우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며 기초정치가 중앙정치의 연장선에서 작동하면서 지역 현안보다 정당 공천 구조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주민들이 느끼는 핵심 불만은 예산 삭감의 결과보다 결정 과정에 있다. 충분한 설명과 공개 없이 생활과 직결된 주요 현안 사업 예산이 일괄 삭감됐고, 판단 기준과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인식이 누적되면서 의회에 대한 신뢰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시의원이 시민 대표인지, 정당을 대표하는 존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며 지방자치의 대표성과 책임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천시의회 측은 <머니S>에 "영천시와의 협치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삭감된 사업도 타당성 검토와 소명 절차를 거쳐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추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정치적 프레임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