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창업주 허창성 명예회장의 정신을 살려 지주회사인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키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1945년 광복 이후 문을 연 상미당의 모습. 허창성 SPC그룹 명예회장은 우리 고유의 기술로 저렴하고 맛있는 빵을 대량생산하고자 '삼립산업제과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사진=상미당홀딩스


1945년 황해도 옹진의 작은 빵집 '상미당'에서 시작한 SPC그룹이 창립 81주년을 맞아 '글로벌 100년 기업'을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 지주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고 창업 정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 확립에 나섰다.

13일 SPC그룹은 지주회사인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키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발하는 그룹의 핵심 키워드는 '초심'(初心)이다. 사명에 사용된 '상미당'은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의 창업정신이 깃든 이름으로 '맛있고 좋은 것을 드리는 집'이라는 뜻이다. "수백만개의 빵을 만들어도 고객은 하나의 빵으로 평가한다"는 창업주의 정신은 품질 타협 없는 SPC의 철학을 대변한다.


상미당홀딩스의 초대 대표이사로는 도세호 파리크라상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도 대표는 지주사 대표와 파리크라상 대표를 겸직하며 조직의 안정을 이끈다. 도 대표는 앞서 비알코리아와 SPC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제조와 판매, 마케팅 등 그룹 전반의 운영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 경영인이다. 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도 대표가 지주사의 기틀을 다지고,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조율하는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SPC는 지난해 창립 80주년을 맞아 1988년 파리바게뜨 1호점이 있던 광화문 자리에 플래그십 매장 '광화문 1945점'을 오픈하며 헤리티지 알리기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지주사 사명 채택은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K푸드 열풍 속에서 80년 넘는 제빵 기술력과 역사성을 글로벌 시장에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주사 '글로벌·준법'… 계열사 '전문성 강화'

1945년 황해도 옹진의 작은 빵집 '상미당'이 세계 각지에 가맹점을 여는 글로벌 제과제빵 기업이 됐다. 사진은 파리바게뜨 런던 가맹 1호점. /사진=파리바게뜨


이번 지주사 전환의 실질적 목표는 '글로벌 스탠다드 거버넌스' 확립이다. 그동안 파리크라상이 지주사와 사업회사 역할을 병행하며 발생했던 의사결정의 혼선을 줄이고 글로벌기업에 걸맞게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상미당홀딩스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 전략 수립 ▲준법(Compliance) ▲안전 ▲혁신 등 '관리와 지원'에 집중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겪은 안전 사고와 사법 리스크 등을 의식해 준법·안전 경영 기능을 홀딩스로 일원화하여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파리크라상 등 각 계열사는 자율·책임 경영과 함께 전문성 제고에 나선다. 그룹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개별 브랜드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체제 전환을 SPC의 '글로벌 올인'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내수 시장 포화 상황에서 탄탄해진 지배구조와 헤리티지, K베이커리의 경쟁력을 발판 삼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SPC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는 기업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고도화해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라며 "투명한 기업 구조와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뢰받는 경영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