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15일 2026년 상반기 VCM을 열었다. 사진은 회의장에 들어서는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사진=VCM공동취재단


신동빈 롯데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고강도 혁신 방안과 경영 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해 말 대대적인 인적 쇄신 이후 처음 열리는 사장단 회의인 만큼 현장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신 회장이 앞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 및 '성장과 혁신'을 강조했던 만큼 이번 회의는 그룹의 성장 동력을 재점검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경영 계획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2026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했다. 회의에는 신 회장과 고정욱·노준형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실장,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는 지난해 말 CEO 20명 교체와 사업총괄(HQ) 체제 폐지라는 대규모 개편을 통해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긴장감 가득한 로비… CEO들 대부분 '묵묵부답'

이원택 롯데GRS대표가 VCM 참석을 위해 롯데월드타워 1층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VCM공동취재단


이날 회의를 앞두고 낮 12시30분경부터 롯데월드타워 1층 로비에 도착한 계열사 대표들은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인공지능(AI) 전략과 회의에서 논의할 내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대부분은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말을 아끼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 신민욱 롯데GFR 대표, 김호철 코리아세븐 대표 등 뒤이어 도착한 경영진들도 입을 굳게 닫은 채 회의장으로 향했다.


몇몇 CEO들은 짧은 답변을 통해 경영 방향을 시사했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GRS 대표로 승진한 이원택 대표는 '인공지능(AI) 전략'에 대한 질문에 "푸드 테크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CJ 출신으로 지난해 롯데컬처웍스 대표가 된 김종열 대표는 '올해 경영 전략'과 관련해 "트렌드를 읽고 미리 세상을 리드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 밖에 ▲타마츠카 겐이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 ▲주우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대표이사 ▲김승욱 롯데벤처스 대표 ▲추광식 롯데캐피탈 대표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 ▲김덕희 대홍기획 대표 등이 VCM 참석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일부 CEO들 신격호 흉상에 헌화·묵념… 창업주 정신 되새겨


신동빈 롯데 회장이 15일 롯데월드타워 1층에 위치한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롯데


일부 CEO들은 회의장 입장에 앞서 롯데월드타워 1층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 앞에서 헌화 및 묵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이날 오전 9시 신 창업주의 6주기 추도식을 열고 신 창업주의 서거 6주기(2020년 1월 19일)를 기렸다. 신 회장이 가장 먼저 국화를 헌화했고 이어 고정욱·노준형 롯데지주 대표, 이영준 롯데화학군 총괄대표 등이 뒤를 이었다.


신 창업주의 손자이자 신 회장의 아들인 롯데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겸 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추도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오후 VCM에도 참석했다. 창업 정신 계승 의지를 드러내고 승진 이후 강화된 경영 보폭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VCM의 핵심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실행력 강화'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경영환경 변화와 대응 방향을 발표한 후 노 대표와 고 대표가 각각 그룹 경영전략과 재무전략을 공유한다.


신 회장은 회의에 참석한 CEO들에게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경영방침 및 그룹 중장기 운영 전략을 전달한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최근 우리가 마주한 엄중한 경영환경은 그룹 핵심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며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비롯된 성장과 혁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