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따라 움직이는 퇴직연금… 은행 자금, 증권사로 '머니무브'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1년새 26% 성장
염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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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실시된 이후 연금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 퇴직연금 강자인 은행업권에서 머물던 연금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포털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시장 총 적립금액은 약 475조1110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말 431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 대비 10.1% 성장한 수치다.
이 중 은행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60조55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25억7684억원을 기록한 것 대비 15.4% 늘었다.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31억5026억원을 달성했다. 2024년 말 103억9257억원을 기록한 것 대비 26.5% 성장했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특히 증권사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24년 전체 적립금 중 증권사들의 규모는 24.1%였다. 2025년에는 27.7%까지 성장했다.
은행 계열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도 은행 본체를 웃돌고 있다. 2025년 KB증권의 퇴직연금 총 적립금(DB DC IRP)는 8조33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6조6381억원) 대비 25.6% 성장한 규모다. 반면 KB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4년 42조481억원에서 2025년 48조4538억원 늘며 15.3% 성장했다.
NH투자증권도 2024년 8조1271억원에서 2025년 10조2238억원으로 25.8% 성장했다. 반면 NH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23조4550억원에서 26조7191억원으로 13.9% 늘었다.
신한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5조7548억원에서 6조9358억원으로 증가하며 20.5% 늘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45조9153억원에서 53조8742억원 늘며 17.3% 확대됐다.
이처럼 최근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수익률 격차가 지목된다. 실제 2025년 4분기 기준 KB증권의 DC형(원리금 비보장) 수익률은 23.32%로 KB국민은행(19.11%)을 앞섰다. NH투자증권도 23.22%로 NH농협은행(21.55%)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도 22.87%로 신한은행(19.84%)보다 많았다.
증권사가 은행보다 퇴직연금 수익률에서 앞서는 이유는 운용 구조 차이에서 나온다. 증권사는 퇴직연금 자산을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 중심으로 운용하며 주식·채권·대체자산에 분산 투자해 시장 수익률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반면 은행은 예·적금,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아 금리 수준에 수익률이 제한된다.
특히 최근 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DC형과 IRP형의 수요가 늘어나고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해지면서 운용 선택권과 상품 다양성이 수익률 격차로 직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물이전 제도 이후 수익률 비교가 본격화되자 투자형 상품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수익은 기업의 기여금과 함께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의 주요 원천이 된다"며 퇴직연금 사업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수익률 제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퇴직연금 사업자의 수익률과 적립금 규모가 연동되는 선순환 구조의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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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