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50만원?… 아모레 설화수, 뷰티 종주국서 '초고가' 승부
영국 온라인 플랫폼 '컬트 뷰티' 입점… 자음생크림 48만9000원
'K뷰티=가성비' 이미지 탈피… 초고가 포지셔닝 선봉장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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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영국 뷰티 플랫폼 '컬트 뷰티'에 입점하며 유럽 시장 내 'K뷰티' 위상 재정립에 나섰다. 큐레이션 기준이 엄격한 플랫폼 진입을 통해 시슬리, 라메르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경쟁하는 '초고가' 포지셔닝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20일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가 최근 영국의 온라인 뷰티 플랫폼 '컬트 뷰티'에 공식 브랜드관을 열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가격 정책이다. 현재 컬트 뷰티에서 판매 중인 설화수 자음생크림(50ml) 가격은 250.95파운드(약 49만8000원)다. 이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시슬리 블랙로즈 크림 50ml'(207.95파운드, 약 41만3000원)이나 '라메르 나이트 크림 30ml'(216.95파운드, 약 43만1000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서구권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인식되던 K뷰티의 고정관념을 깨고 고가 라인업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설화수의 이번 입점은 브랜드 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컬트 뷰티'는 전문가 검증을 거친 제품만 입점시키는 플랫폼이다. 주 고객층은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따지는 이른바 '스킨텔렉추얼'(Skintelligence·피부와 지능의 합성어) 소비자들이다. 이곳에 진입한 것은 한국형 프리미엄 뷰티 제품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가 유럽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했다는 '디지털 인증마크'나 다름없다.
기존 라네즈, 코스알엑스 등이 2~5만원대 중저가 제품군으로 시장을 공략했다면 설화수는 10만원 이상의 고가 라인업을 내세웠다. 업계는 설화수의 컬트 뷰티 입점을 두고 K뷰티가 '매스티지'(대중적인 제품) 단계를 넘어 '하이엔드 럭셔리' 시장으로 진입하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유럽 거점 확보… 수익성 개선·중동 확장 포석
아모레퍼시픽이 영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라는 재무적 판단이 깔려 있다. 컬트 뷰티를 이용하는 유럽 고소득층은 가격 저항이 낮아 높은 마진율(OPM) 확보가 가능하다. 박리다매형 구조를 탈피해 판매량은 적어도 이익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구조로 재편하려는 의도다.한 업계 관계자는 "1세대 K뷰티가 가성비나 마스크팩 같은 아이디어 상품 위주로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지금은 뷰티의 본질인 '스킨케어' 메인 카테고리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정면 승부하는 단계"라며 "뷰티 선진국이자 종주국에서 한국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를 소비자와 플랫폼이 먼저 알아봤다는 점에서 K뷰티의 위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영국 시장 진출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인근 유럽 시장을 넘어 중동 시장까지 겨냥한 '이중 포석'이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중동 자본(오일 머니)의 소비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유럽 내 관문이다.
컬트 뷰티에서의 브랜드 파워 입증은 향후 영국 내 최고급 백화점인 해러즈(Harrods)나 셀프리지(Selfridges) 입점으로 이어지는 보증수표가 된다. 런던 백화점의 주요 고객인 중동 상류층의 구매 리스트에 설화수가 자연스럽게 이름을 올리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 입점은 유럽과 중동이라는 두 거대 럭셔리 시장을 동시에 잡기 위한 전략적 교두보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영국은 유럽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적 출발점이자 글로벌 성장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설화수의 독보적인 헤리티지와 기술력을 앞세워 럭셔리 뷰티 본고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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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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