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모두 이 후보의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이 후보가 청문회 대신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며 추자 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천하람 의원(개혁신당·비례대표)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이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원펜타스를 지키기 위해 저는 (이 후보가) 사퇴 안 하고 끝까지 장관을 하시려는 것 같다"며 "720조원 예산을 다루는 엄청난 힘이 있는 장관이 되면 국토교통부든 경찰이든 원펜타스 부정청약 수사나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지금 이재명 정부는 어떤 권력의 외압도 받지 않고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천 의원은 "이재명 정부에 대해 언제부터 그렇게 잘 아시고 그렇게 칭송하셨느냐"고 되물었다. 천 의원이 "집을 포기하실 생각이 없어 보이신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짧게 웃기도 했다.


이 후보의 남편은 2024년 7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전용면적 137㎡·약 54평)를 부정 청약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무주택 기간 32점, 저축가입 기간 17점, 부양가족 가점 25점(이 후보와 아들 3명) 등 74점으로 당첨됐다.

부양가족 중 자녀는 미혼만 인정되는데 이 후보의 장남은 청약 신청 1년 전인 2023년 12월 결혼했고, 결혼 2주 전엔 서울 용산구 전세 아파트 7억3000만원을 내고 계약했다. 당시 이 후보의 장남이 결혼했음에도 '위장 미혼'으로 부양가족 수를 늘렸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진성준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구을)은 "이 후보의 장남이 2023년 7월 (세종시에 위치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취업하지 않았느냐"며 "세종에서 거주해야만 해서 장남에게 전셋집을 하나 얻어줬으니 사실상 거주하고 출퇴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럴 계획이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며 "아예 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세종에서) 서울을 많이 왔다 갔다 했다"고 답했다. 이어 "세탁하고 빨래 이런 것을 혼자하기가 좀 힘들었다고 한다"며 "식사나 여러가지가 어렵고, 결혼 준비 때문에 서울에 거의 있었다"고도 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 사진=뉴스1



진 의원은 "거주하는 곳에 주민등록하라는 것이 우리 주민등록법 규정이지 않느냐"며 "변명이 안 될 것 같다. 명백하게 주민등록법 위반이고, 그런 사정을 이용해서 후보께서 주택청약을 했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또 "그동안 집을 사려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었다"며 "그런데 2024년이 돼서야 그렇게 (청약을) 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2024년 (국회의원) 총선이 끝나고 정치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어 정치를 접을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 전에 집을 사지 않았던 것은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서울 서초 지역구민들이 '종합부동산세' 반대운동을 했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에는 종부세 내는 집을 가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결혼한 장남이 부모 주소지로 위장 전입한 데 대해선 아들 부부가 이혼 위기라 혼인신고를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2023년 12월 혼례를 올리고 각자가 50%씩 내서 용산집(신혼 전셋집)을 마련했다"며 "그런데 두 사람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혼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사돈댁에겐 너무 죄송한 일이지만 복잡한 일이 많았다"고 했다.

최은석 의원(국민의힘·대구 동구군위군갑)은 장남의 연세대 입학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 후보가 장남이 '다자녀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답변서에 썼으나 입학연도인 2010년에는 해당 전형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17년 전 일이라 차남과 혼동했다"며 "어제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의원실에 정정 자료를 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아들이) 무슨 전형으로 입학했느냐"라고 5번 질문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이 후보에게 "이 후보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고 질타했다.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입학하기 위해 가족 중 국위선양자에 누가 해당되느냐는 최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시부께서 정치인으로서의 공적이 아니고 공무원으로 평생 봉직한 공적을 인정받아서 (훈장을) 받았다"고 했다.

천하람 의원은 이 후보의 보좌진 갑질 의혹도 집중 제기했다. 천 의원은 "갑질 근절이 이 후보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하신 적이 있다"며 "이 후보가 장관이 되는 게 맞느냐"고 했다. 이어 "애초에 (장관직을) 수락하시면 안 됐던 것이고 사퇴하셔야 된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급의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제 불찰에 대해선 여기서 변명의 여지없이 사과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12·3 비상계엄을 찬양했다는 여당의 문제제기에 대해선 "국민들이 오케이하실 때까지 사과는 끊임없이 반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에선 "평소 갑질이 아직도 남아 있다" "청문회가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한다" 등의 성토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