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석탑 붕괴위험 방치한 부산시의 늑장행정
해운정사 3층 석탑 인근 지역 재개발로 훼손될 위기
부산시 문화재 지정불구 "보호구역 지정 나몰라라"
부산=김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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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늑장 행정으로 인해 문화재인 신라시대 석탑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해운정사는 26일 "인접한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사찰 내 문화재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며 "문화재 보호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민과 불교 신도들을 대상으로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 촉구 서명운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문화재는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212호인 해운정사 삼층석탑이다. 해당 석탑은 현재 상층부가 결실된 상태로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해운정사는 지난해 12월10일 부산시에 '부산시 유형문화재 관련 보호구역 지정 신청' 민원을 제출하고 삼층석탑을 중심으로 한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을 공식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해운정사 측은 "문화재로 지정되면 6개월 이내 보호구역을 지정해야 함에도 부산시는 개별 유물만 지정해 놓고 이를 둘러싼 역사·문화 환경은 방치하고 있다"며 "이는 문화재 보호의 본질을 외면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보호구역 미지정 상태가 우동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과 맞물리며 문화재를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재개발 사업은 해운대구 우동 229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39층 규모의 아파트 2395세대를 건설하는 대형 사업으로 현재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두고 있다.
부산시의 문화재 보호 행정이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 강서구 미음동 범방동 삼층석탑은 시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석탑 반경 200미터 이내가 문화유산 보호구역으로 추가 지정돼 개발행위가 제한되고 있다. 반면 동일한 부산시 유형문화재인 해운정사 삼층석탑 주변에는 보호구역이나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지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운정사는 재개발 계획에 포함된 사찰 인근 공공도로 폐쇄와 우회도로 신설 계획에도 반발하고 있다. 사찰 측은 "해당 도로는 인근 초·중·고교 4곳 학생들과 1000여 세대 주민들이 이용하는 주요 생활도로"라며 "기존 공공도로를 폐쇄하고 ㄷ자 형태의 우회도로로 전환하는 것은 문화재와 지역 공동체를 동시에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사찰 측은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이 행정 재량이 아닌 법적 의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해운정사 관계자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구역 지정은 충분히 가능하며 관련 판례도 있다"며 "부산시가 10년 넘게 보호구역 지정을 미뤄온 것은 명백한 직무 태만"이라고 말했다.
해운정사는 부산시에 △삼층석탑을 중심으로 한 문화재 보호구역 즉각 지정 △재개발 과정에서 문화재 영향평가 재검토 △사찰 인근 공공도로 기능 유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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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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