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또 ICE(미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의 총에 민간인이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규탄 시위가 벌어진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중이던 ICE(미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 민간인을 사살한 사건이 재발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알렉스 프레티가 연방 요원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은 사망자 프레티가 37세 미니애폴리스 거주 남성이며 미국 시민권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는 ICE 요원 한 명 이상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사망한 남성이 9㎜ 반자동 권총을 들고 국경순찰대원들에게 접근했다며 요원들이 무기를 빼앗으려 하자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시민권자 르네 니콜 굿(37)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같은 사건이 3주 만에 다시 발생하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연방 요원들에 의한 또 다른 끔찍한 총격 사건이 있었다"며 "미네소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정말 역겨운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날 총격에 관해 백악관과 연락을 취했다며 "대통령은 이 작전을 멈춰야 한다. 폭력적이기만 하고 훈련받지 않은 요원 수천 명을 미네소타에서 당장 철수시켜라"라고 말했다.

미 법원, ICE 민간인 사살 사건 발생에… 증거 보전 명령

미 미네소타연방법원은 프레티 사망 사건에 대해 증거 보전을 명령했다. 사진은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한 상점에 '법원 명령 없이 ICE 요원 출입 금지' 안내문이 게시된 모습. /사진=로이터


미 미네소타연방법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증거 보존을 명령했다. 지난 25일 에릭 토스트러드 판사는 국토안보부(DHS) 등 연방 당국과 관계자들에게 프레티 총격 사망과 관련한 증거를 "파기하거나 변경"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이번 명령은 미네소타주 범죄수사국(BCA)과 헨네핀카운티 검사실이 낸 가처분 신청을 지난 24일 밤 인용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주 당국은 연방 당국이 사건 현장에서 증거를 서둘러 반출했다고 주장하며 증거 보존을 위한 임시명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액시오스는 해당 사건에 대해 "핵심 쟁점은 주가 자국 경계 안에서 치명적 무력을 사용한 연방 요원 조사 여부"라며 "이번 분쟁은 연방과 주의 협력 관계가 이례적으로 붕괴한 사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 공화당·미네소타 기업, 계속되는 이민자 강경 진압에 항의

프레티 사망 사건에 대해 미 공화당 내에서도 항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한 빌 캐시디 연방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이 지난해 9월17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수잔 모나레즈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장을 심문한 모습. /사진=로이터


ICE 요원들의 이민자 강경 진압에 대한 불만이 거세지자 미 공화당 소속 의원들도 항의를 시작했다. 빌 캐시디 연방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자신의 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사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ICE와 국토안보부의 신뢰성이 위태로워졌다"고 지적했다.


톰 틸리스 연방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거나 수사를 무마하려는 행정부 관리가 있다면 이는 국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에 엄청난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만 항의가 제기된 것은 아니다. 미네소타 기업들도 이민자 강경 진압에 대해 우려를 전했다. 지난 25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타깃, 베스트바이, 유나이티드헬스 등 미네소타 기반 주요 기업 CEO 60여명은 미네소타 상공회의소 명의의 공개서한을 통해 "즉각적인 긴장 완화"와 주·지방정부, 연방정부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미네소타 전역 가정, 기업, 직원들, 지역사회가 밝고 번영하는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우리 업무를 재개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지속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우려·비판에도 강경 진압 유지하나

트럼프 정부는 프레티 사망 사건에 대해 그가 테러 행위를 저지르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프레티가 사망한 사건 현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의 모습. /사진=로이터


ICE 요원 총격에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이 한 달에 두 번이나 일어나면서 미네소타 주요 도시에선 연일 이민 정책 반대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현재까지 요지부동이다.

지난 25일 A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24일) ICE 요원이 민간인을 사살한 것에 대해 "이 사람은 무기와 탄약을 소지하고 연방 법 집행관들의 작전을 방해하러 왔으므로 테러 행위를 저지르려 했다. 그게 팩트"라며 프레티가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이에 사망자 프레티의 부모는 반박했다. 프레티의 부모는 "정부가 우리 아들에 대해 퍼뜨린 역겨운 거짓말은 비열하고 혐오스럽다"며 "아들이 공격당했을 때 분명히 총을 쥐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른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있었고 왼손은 빈손이었다"며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요원이 밀친 다른 여성을 보호하려다 최루 스프레이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중환자실 간호사로 참전 용사들을 돌봤다"며 "부디 우리 아들에 대한 진실을 모두에게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