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나 몰라라' 한국GM 노사 불협화음에 정부 나서야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 하청 노동자 집단 해고 강행… 소비자 불편 가중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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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한국사업장(한국GM)이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와 하청 노동자 집단 해고를 강행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수리 지연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8000억원대의 공적자금 지원을 받고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최근 정부가 하청 노동자 고용 승계 보장 의사를 밝히면서 노사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지난 26일 전국 9개 한국GM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소송을 인천지법에 제기했다. 한국GM은 지난달부터 전국 9개 직영 센터의 애프터세일즈와 정비 서비스 접수를 중단, 오는 2월15일부로 운영을 종료할 계획이다. 향후 차량AS는 전국 380여개 협력 정비센터에서 제공할 방침이지만 노조는 협력 센터만으로는 대규모 리콜과 정밀·고위험 작업 등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GM지부장은 "직영 센터를 일방적으로 폐쇄하고 협력 정비망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은 정비 품질 하락과 소비자 비용 증가, 사고 위험 확대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물류센터 하청 노조와의 갈등도 장기화하고 있다. 한국GM은 20년간 하도급 관계를 유지해온 우진물류 소속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자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신규 사업자가 고용 승계를 거부하면서 하청 노동자 120명은 지난해 12월31일 집단 해고됐다. 오는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원청의 교섭 의무를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세종 물류센터 해고 노동자들을 만나 고용 승계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 승계를 법제화하겠다는 내용을 주요 노동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어 향후 관련 법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한국GM을 향한 정부와 노동계의 압박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GM이 과거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받은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GM은 2018년 구조조정을 통해 전북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한국 정부와 협상을 벌여 81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노사 갈등이 고객 불편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소비자 보호와 고용 안정,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총 46만2310대를 판매했는데 내수가 1만5094대, 수출이 44만7216대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와 KGM이 국내에서 각각 5만2271대, 4만249대를 판매한 것과 대비된다.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사실상 북미 수출 기지로만 머무르고 있다. 내년까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할 신차 물량도 배정되지 않았다.
내수 판매 감소는 단순한 실적 부진에 그치지 않는다. GM은 과거 글로벌 사업장에서 수익성이 악화하면 과감히 철수하는 방식을 보여왔다. 호주·태국·인도·유럽 등에서 비슷한 전례가 있어 한국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한국GM 노사는 27일 오전 한국GM 본관에서 로버트 트림 한국GM부사장, 안규백 지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노사협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양측은 향후 실무협의를 통해 직영 정비사업소 및 세종 물류센터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실무접촉을 가지고 협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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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이재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