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시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최근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선제 대응한 게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 원(영업이익률 49%), 순이익 42조9479억 원(순이익률 44%)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 최고 실적이었던 2024년을 크게 뛰어넘는 성과로, 매출은 30조원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도 2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전사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뛰어넘어섰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잠성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전체 영업이익은 43조5300억원이다.


4분기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4분기에는 HBM 뿐만 아니라 서버향 일반 메모리 수요도 크게 늘어났고, 이에 적극 대응한 결과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4% 증가한 32조8267억원,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19조1696억 원, 영업이익률 58%를 기록하며 세 지표 모두 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수요 구조에 맞춰 기술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전략적 대응의 결과"라며 "지난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해였다"고 강조했다.


D램 부문에서는 HBM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해 역대 최대 경영 실적 창출에 기여했다. 일반 D램도 10나노급 6세대(1c나노) DDR5의 본격 양산에 돌입하고, 10나노급 5세대(1b나노) 32Gb 기반 업계 최대 용량 256GB DDR5 RDIMM 개발을 통해 서버용 모듈 분야 리더십을 입증했다.

낸드 부문 역시 상반기 수요 부진 속에서도 321단 QLC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기업용 SSD 중심 수요에 대응하며 연간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뉴시스


회사는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하며 메모리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낸드 등 전반적인 메모리의 수요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확보된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기술 우위는 물론 검증된 품질과 양산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와 HBM4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계 유일 기업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한 HBM4는 고객이 요청한 물량을 현재 양산하고 있다. 차세대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는 '커스텀 HBM'에서도 최적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일반 D램은 1c나노 전환을 가속해 SOCAMM2와 GDDR7 등 AI 메모리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낸드는 321단 전환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솔리다임의 QLC 기업용 SSD(eSSD)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향 스토리지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수급 불균형 속 고객 수요 충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 청주 M15X의 생산력을 조기에 극대화하고 용인 1기 팹(Fab) 건설을 통해 중장기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청주 P&T7과 미국 인디애나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도 준비해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제조 역량을 갖출 예정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우선 1조원 규모의 주당 1500원 추가 배당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결산 배당금은 기존 분기 배당금 375원에 추가 배당이 더해진 주당 1875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2025 회계연도 주당 배당금은 3000원으로, 회사는 총 2조1000억원 규모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게 된다.

또한 지분율 2.1%에 해당하는 1,530만 주(27일 종가 기준 약 12조2000억원)의 보유 자기주식을 전부 소각해 주당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장기적인 의지도 표명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실적 성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투자와 재무 안정성, 주주환원 간 최적의 균형을 유지해 나가겠다"며 "단순한 제품 공급자를 넘어 고객의 AI 성능 요구를 구현하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