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3일 새벽 모든이가 숨죽인 가운데 <슈퍼스타K 2>의 최종 우승자가 결정됐다. 134만6402명 중에 단 한명, 대국민 오디션을 통해 한국판 폴포츠와 수잔보일이 된 이는 매력적인 얼굴에 귀공자 타입인 존박이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평범한 청년 허각이었다. 예상 밖의 결과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는 알고 있었을는지도 모르겠다. 폴포츠와 수잔보일 역시 노래를 너무나 좋아하고 또 잘 부르는 그저 평범한 보통 사람이었단 걸. 그래서 이들의 승리가 더 값지고 감동스러웠다는 걸 말이다.




허각이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이들에겐 더 이상 등수는 의미가 없어진 것 같다. 3위와 4위를 차지했던 장재인과 강승윤은 이미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과 ‘본능적으로’란 노래로 각종 음원사이트의 상위권에 랭크되어 인기를 끌고 있고, 2위인 존 박은 음료회사 광고까지 찍으며 예비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니 말이다. 평범한 누군가의 딸이자 아들이고 또 친구였던 이들은 이제 TV에서 볼 수 있는 스타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한창이다.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 영국의 <브리튼즈 갓 탤런트> 대만의 <슈퍼스타 애비뉴>까지…. 한쪽에선 이런 프로그램을 두고 선정적이다, 상업적이다, 잡음도 많은 게 사실이지만 대중의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케이블채널 엠넷의 <슈퍼스타K 2> 최종회 시청률은 18.1%로 동 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을 두배 격차로 누르고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일까. <슈퍼스타K>와 <아메리칸 아이돌> 이전에도 <도전 슈퍼모델>, <프로젝트 런웨이> 등 오디션을 통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존재했었다. 그런데 왜 <슈퍼스타K>일까? 답은 하나다. 바로 우리의 손으로 우승자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전 슈퍼모델>과 <프로젝트 런웨이>는 엄선된 심사위원의 의견만 반영되지만 <슈퍼스타K>를 비롯한 일련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반 대중들의 의견이 더 크게 반영된다. 심사위원이 내린 결과도 시청자들의 손으로 언제든 뒤바꿀 수 있는 것이다. 어떤 프로그램보다 시청자의 참여도가 높고 그 만큼 감동도 큰 것이다.

◆대중이 뽑은 술, 막걸리

이제 이러한 논리를 주식시장으로 가져와보자. 많고 많은 기업 중에 고객들의 참여와 기여도가 가장 큰 업종은 무엇일까? 쉽게 말해 고객의 입김이 가장 센 업종 말이다. 아주 잠깐 생각하더라도 기호품일 거란 생각이 들 것이다. 일단 담배, 여러 가지 스포츠용품, 여가 생활 도구, 각종 전자제품(노트북, TV, 휴대폰, 오디오 등) 그리고 술…. 개인적으로 이 중에서도 으뜸은 바로 술, 주류가 아닐까 한다.
 
주류업계는 TV광고보다 지면광고를 더 많이 한다. TV가 없는 시골 음식점에 가도 벽 한쪽에는 꼭 가장 인기 있는 여자 연예인이 묘한 눈빛으로 술잔을 들고 있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신상품이 나올 때 마다 각종 시음회와 이벤트를 빠뜨리지 않고 심지어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공짜로 술을 나눠주기도 한다. 소주 같은 경우는 술을 소비하는 인구가 젊은 여성중심으로 이동하자 재빨리 도수를 낮춘 순한 소주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어디 소주가 더 순하더라, 더 깔끔하더라 라는 한마디가 신상품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요즘 주류의 트렌드는 막걸리다. 막걸리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술이었지만(1972년 기준 술 소비량의 82%), 만성적인 식량부족이던 시기에 먹지도 못하는 쌀로 술을 만드는 것은 금지되면서 서서히 잊혀졌다. 그리고 국민들의 입맛도 자연스럽게 소주와 맥주로 변해간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막걸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막걸리시장은 저도주화와 웰빙트렌드 부각, 품질 향상, 요리주점 문화 확산, 정부의 쌀소비 장려 등으로 2008년 하반기부터 고성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2009년 48.3%의 성장을 보인데 이어 2010년에도 1분기 125.7%, 2분기 96.5%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아졌는데 와인을 즐겨마시던 젊은 여성층조차도 새콤달콤 한층 더 맛있어진 각종 막걸리에 심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막걸리가 다시 부활한 데는 외국인들의 영향도 컸다. 서울시가 지난 4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술로 막걸리가 꼽힌 적이 있는데 실제로 1~2년 전부터 홍대 앞에서는 막걸리를 병째 들고 마시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외국인들과 어울리던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막걸리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나갔고 이게 트렌드가 되어 젊은이들 사이에 막걸리 열풍이 불었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어찌됐든 다시 부활한 막걸리의 인기는 TV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되면서 널리 퍼졌고 이제 주류업계는 더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작년도 성인기준 1인당 연간 막걸리 소비량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9병(소주는 68병)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고 막걸리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 해외시장 개척 현황 등을 볼 때 시장에서의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스타 K>에서도 결국은 국민문자의 결정력이 가장 큰 영향을 줬던 것처럼 주류시장에서도 애주가들의 관심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회사의 가치는 올라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선택, 국순당을 주목하라

그렇다면 어떤 막걸리가 가장 잘 팔릴까? 2009년 기준 막걸리 시장점유율(금액기준) 1위는 40%로 추정되는 서울탁주다. 물론 우리가 많이 들어 본 기업, 국순당도 빼 놓을 수 없다. 국순당은 같은 해 시장점유율이 4.6%에 불과했으나 2010년 17.5%로  급증한  후 2015년까지 22.1%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다.
 
국순당의 장점은 막걸리 등 전통주 제조에서 차별적인 기술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미 백세주를 히트시킨 경험과 역량 등 경쟁사 대비 우월한 마케팅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백세주 등을 통해 구축한 식당, 주점 등 2차 거래선을 통한 막걸리 분포 확대 여력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 출하량과 국순당 막걸리 판매량으로 추정한 국순당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1분기에 14.0%에서 2분기 17.5%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18~20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0국제와인대회’에서 국순당 생막걸리가 스파클링 와인부문 동메달 수상했는데, 막걸리가 세계적인 주류대회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여기에 국산 쌀막걸리인 ‘우국생’을 비롯한 프리미엄급 제품 '미몽'과 최고급 막걸리인 '이화주'까지 다양한 막걸리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막걸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물론 국순당의 미래가 무조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거대기업인 CJ가 막걸리 유통사업에 뛰어들었고, 여타 주류기업들도 막걸리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주가도 이런 점을  반영해서 최근 들어서는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희망은 있다. 막걸리시장은 한정된 규모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곳이 아니라 파이 자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실력파 기업인 국순당은 앞으로도 그 시장을 리드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는 게 필자의 결론이다.
 
참고로 국순당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 평균은 약 2만3000~2만4000원 수준으로 현재주가수준인 1만4000원 대비 약 70%의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