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노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 공부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지내기를 바라는 게 부모들의 마음이다. 자녀가 밖에서 놀다가 행여나 넘어지고 부딪혀 부상을 당하진 않을까 부모들은 항상 걱정한다. 지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수많은 부모들에게 묻고 싶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동안 아이들의 건강이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 학원, 도서관, 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의자에 앉아 장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그러다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문제는 바르지 못한 자세가 습관으로 굳어지면 성장기 자녀의 척추관절이 나빠질뿐 아니라 집중력 저하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자녀들의 의자와 앉은 자세부터 점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자 선택'이 자녀 건강 좌우…3세부터 신중하게  


의자는 디자인과 기능에 따라 그 종류가 천차만별인데 아이들에 꼭 맞는 의자를 선택해야 한다.

 

디자인이 예쁘다고 덜컥 구매할 것이 아니라 자녀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의자에 앉아 학습하는 습관을 기르기 시작해야 하는 3~4세 자녀에게는 기본적인 디자인의 플라스틱 의자를 추천한다. 부딪치고 넘어지기 쉬운 어린 아이들의 특성을 감안해 모서리가 둥근 의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공부를 하게 되는 5~7세 아동들의 경우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제품을 선택해 아이가 앉은 키에 맞게 착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많은 부모들이 이 시기 자녀들의 성장이 활발하다는 점을 이유로 아이 신체보다 더 큰 의자를 구매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자를 사용하게 되면 어깨가 움츠러들게 돼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초등학생부터는 의자 선택과 더불어 자세교정이 필요한 시기다. 본격적으로 학습시간이 늘어나는 이 시기에 자칫 잘못된 자세가 습관화 되면 척추가 변형될 수 있다. 앉은 자세를 취했을 때 압력을 받게 되는 근육과 척추에 무리를 주게 되고 이 때문에 척추 변형이 초래되는 것이다.

 

한번 변형이 온 척추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되돌리기가 어렵고,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변형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바른 자세를 통해 이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등받이가 지나치게 푹신한 의자는 몸을 단단히 지지할 수 없어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푹신한 소재가 사용됐더라도 등받이가 단단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바퀴가 달린 의자는 주위가 산만한 아이의 집중력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팔걸이가 없으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도 꼭 기억해둬야 할 점이다.


◆학습시간 많은 중·고생 척추 '아슬아슬'


학습시간이 늘어나는 중·고등학생의 경우 앉은 자세 때문에 척추 건강을 잃는 이들이 많다.

이 시기 자녀들은 오랜 시간을 학교 의자에 앉아서 보내게 되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자녀의 성장 정도를 고려하지 않은 의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책상과 의자는 아이들의 평균 신체에 맞게 제작됐기 때문에 높낮이가 맞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본인에게 맞는 의자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쿠션이나 수건을 받쳐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만은 하지 않도록 자녀에게 주의를 줘야 한다. 의자에 앉는 것만으로도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은 서있을 때보다 4배가량 증가하는데, 맞지 않는 의자로 인해 허리를 곧게 펼 수 없는 상태에서는 하중이 허리에 집중돼 통증을 유발하게 되기 때문.

 

이러한 허리통증은 대부분 척추질환의 초기 신호로, 청소년의 경우 허리디스크와 척추측만증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허리 척추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뒤쪽으로 밀려 신경을 누르게 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단순히 허리뿐만 아니라 다리·엉덩이까지 통증이 나타나며 운동을 하거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곧게 선 자세를 했는데 앞이나 뒤에서 보았을 때 척추가 곧지 못하고 한쪽으로 편중되거나, S자로 휘어진 상태라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척추측만증은 별다른 통증이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된다. 

 

청소년기의 척추 질환은 초기에는 자세 교정과 스트레칭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질환이 발전하면 디스크를 원위치로 돌려놓는 수술이나 척추 기울임을 교정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스트레칭·초기 치료로 질환 예방


올바른 의자 선택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바른 자세다.


의자가 높아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경우 발 받침대를 사용하고, 엉덩이를 가능한 의자에 깊숙이 밀착시켜 앉아야 한다.

 

또한 허리를 너무 꼿꼿하게 세우는 것은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등을 기댄 것에 맞춰 편안히 대는 정도가 적당하다.

 

특히 스마트기기나 컴퓨터 사용이 잦은 요즘 청소년들은 어깨와 허리가 구부정해 지기 쉽다. 컴퓨터 앞에 처음 앉을 때는 바른 자세로 앉는다고 하더라도 컴퓨터에 집중하게 되면서 자세가 망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기기를 이용할 때 역시 마찬가지다. 목을 푹 숙인 자세를 유지하기 돼 어깨의 근육이 뭉쳐 근막통증후군을 유발시킬 수 있다.

 

초기에 근막통증후군이 발생하면 목 뒤나 어깨 부위가 결리는 정도지만, 심하면 바늘로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한 수준이라면 약물이나 운동치료, 충분한 휴식 등을 통해 호전될 수 있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주사치료를 통해 통증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한시간에 한번 정도는 의자에서 일어나 어깨를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꾸준히 자세에 신경을 쓰도록 해야 한다.


☞ 의자를 이용한 건강 스트레칭법

1. 목 스트레칭
허리를 펴고 앉은 후, 오른손을 머리 위로 넘겨 왼쪽 귀 부근을 감싸고 약 45도 각도로 머리를 당겨준다. 왼손을 사용해 한번 더 목 스트레칭을 한다.


2. 허리 스트레칭
두 손을 머리 뒤로 깎지 낀 후 팔꿈치가 반대쪽 무릎에 닿도록 굽혀준다. 


3. 손목 스트레칭
팔을 쭉 뻗은 후 손바닥이 앞쪽을 향하게 하고 손끝을 다른 한 손으로 당겨 준다.


4. 발목 스트레칭
의자에 앉아 발뒤꿈치를 살짝 올려준 뒤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돌려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