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덟살에 중국을 통일하고 황제가 된 진시황은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딱 한가지 소망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 하지만 불로초를 구할 수 없었던 진시황은 영생의 꿈을 접어야 했다. 불로초를 찾기 위해 그렇게 몸부림 쳤건만 진시황의 삶도 결국 일장춘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동안 우리의 관심사였던 '안티에이징'이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웰에이징'(Well-Aging)으로 전환되고 있다. 주어진 시간 동안 건강한 삶을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웰에이징'을 풀무질하고 있어서다.


특히 신체적 건강은 호흡, 음식, 운동 등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신경 써서는 건강한 삶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켰을 때 비로소 웰에이징이 실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웰에이징을 위한 건강관리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진제공=바로병원

◆웰에이징, 숨 쉬는 것부터 조절해야

웰에이징을 위한 건강관리법은 호흡에서 시작된다. 현대인들의 성인병으로 꼽히는 고혈압, 당뇨, 정력감퇴 등의 원인은 대부분 호흡과 관련이 있다.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하다 지치면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신체의 심장과 폐장은 기능을 다하지 못해 컨디션이 흐트러진다. 야구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투수의 경우 공을 잘 던질 수 있을지 얼굴에 다 나타난다. 지친 선수들이 입으로 숨을 몰아쉬는 것은 컨디션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 상태의 선수들은 컨트롤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조한국 조한국한의원 원장은 "건강관리의 가장 기본은 코로 숨을 쉬어야 하고 느린 호흡법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또 머리를 맑게 하면서 낮고 길게 호흡을 하되 내쉬는 것보다 들이마시는 것을 약간 길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모든 성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비만은 잘못된 식습관부터 고쳐야 한다는 게 의학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술, 트랜스지방, 밀가루, 당분 등의 과다섭취와 운동부족, 스트레스, 빨리 먹는 습관 등이 비만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비만일 경우 정상인보다 당뇨병과 고지혈증,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에 잘 걸린다. 또 각종 암과 관절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여성에게는 월경불순이나 유방암의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의학전문가들은 비만인 사람들은 반드시 식단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체내의 근육활동이 위축되고 지방이 쌓여 있어 질병에 무방비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반드시 식단조절과 걷기·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병행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민경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술을 비롯한 빵, 과자, 국수 등의 섭취량을 줄이는 게 좋다"며 "이때 1주일에 3번,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병행해야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척추측만증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검사(사진제공=바로병원)

◆관절질환, 나이 불문하고 경계해야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퇴행성 관절질환이나 요통 같은 질병이 발생한 사람은 과도한 운동으로 인대나 관절이 퇴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자주 신는 신발의 굽이 빨리 닳는 것과 비슷하다.

조한국 원장은 "운동이 부족하면 각종 성인병이 발생하고 과다하면 퇴행성관절염, 척추협착과 같은 운동기 질환이 발생한다"며 "자신의 몸 상태에 적합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되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병원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류머티즘 관절질환은 관절의 통증과 파괴, 변형을 동반하는 만성염증성질환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한다. 원인불명이라 병원에 가도 뚜렷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류머티즘 관절질환은 많은 사람이 노인성질환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20~40대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생활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젊은 층은 '약만 먹으면 괜찮아지겠지'란 생각에 병을 키우기도 한다.

정진원 바로병원 원장은 "관절건강은 젊다고 방심하면 독이 되기 쉽다"며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거나 턱을 괴는 등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관절에 이상이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관절이상은 나이가 들면서 오는 것이 아니다"며 "관절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누구나 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강검진 제대로 받으려면?
 
요즘에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행위가 옮겨가는 추세다.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체크하고 흡연·음주 등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기회가 늘고 있다.

미국의학협회에 따르면 건강검진은 30대의 경우 3년에 한번, 40대는 2년에 한번, 50대 이후엔 1년에 한번씩 받는 것이 가장 좋다. 20대의 경우 건강검진을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여성 중 직계가족에서 유방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다면 엑스레이 촬영, 초음파 검사를 매년 받을 것을 권한다.

건강검진 시 알맞은 비용의 병원을 찾는 것은 경제적으로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대학병원의 기본검진 비용은 60만~80만원가량이다. 건강검진 전문기관은 40만~50만원 선으로 대학병원보다 저렴하다. 따라서 혈액검사, 신체측정, 흉부엑스레이, 심전도, 폐활량, 소변·대변 검사 등 기본 검진만 받으려면 전문기관이 더 경제적이다. 반면 40~50대 이상 연령층이 기본검진 외에 내시경·초음파·CT·MRI 등 정밀검진을 받을 시에는 대학병원을 찾는 게 질병 발견과 치료 측면에서 유리하다.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30대라면 기본검진만 받아도 된다. 다만 우리나라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으므로 35세부터 1~2년에 한번씩 엑스레이 촬영과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40대부터는 기본 건강검진에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추가해야 한다. 위암과 대장암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난소암, 자궁근종 등을 체크하기 위해 1~2년에 한번씩 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50대가 넘으면 심장병·뇌졸중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가족력과 고혈압·당뇨병 유무에 따라 CT·MRI를 포함한 정밀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이소희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건강검진은 가급적 한 병원에서 꾸준히 받아야 중복검사를 피할 수 있다"며 "또 검진결과가 축적돼 다음 검진 때 이를 반영한 세밀한 검진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315·3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