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의 최근 일 최저 기온은 섭씨 영하 37도에 이른다. 체감온도는 영하 50도에서 70도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지난 1911년 이후 103년 만에 처음으로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붙었다.
내륙지역의 경우 영하 20도에서 30도가 넘는 혹한에 40cm가 넘는 폭설까지 쏟아지며 미국이 얼어붙고 있는 상태다.
반대로 남미는 100년만에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6일 아르헨티나 북부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주는 1906년 이래 가장 높은 50도를 기록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도 4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으며, 칠레는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1억 달러에 육박하는 피해를 기록했다.
호주에서는 40도가 넘는 고온으로 인해 지난 13일 개막한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기권자가 9명이나 나오는 등 대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짧은 추위가 왔다가 풀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달 초에는 평년보다 매서운 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이에 따른 영향과 수혜주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한파 vs 폭염, 국내시장 영향 살펴보면
세계적인 기상이변 가운데서도 국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미국의 '한파'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는 두 가지가 지적된다. 첫번째는 한파로 인한 지표 악화, 두번째는 천연가스의 가격이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미국이 한파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으며 이에 따라 ‘테이퍼링’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동부지역의 한파 영향으로 소비 증가세 둔화와 생산 위축 등 경제지표 회복세가 다소 정체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주요 경제지표의 일시적 위축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QE Tapering)의 속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한파 피해가 우리나라 돈으로 5조원(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한파가 국내에 끼치는 두번째 요소는 천연가스다. 다행인 점은 지난해 말 30%가 넘는 강세를 나타내며 급등하던 천연가스의 가격이 연초들어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는 전거래일대비 1.01% 떨어진 4.3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대해 황병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에서 한파에 따른 난방 수요 기대감에 천연가스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었지만 날씨 개선 전망에 따른 난방 수요 둔화 우려감이 불거지며 가격이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의 천연가스 재고 감소세가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낮은 기온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음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대한민국 한파, ‘전통적 수혜주’ 뭐가 있을까?
기후변화와 관련된 수혜주를 찾아보면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에너지’다. 날씨가 추워져도, 더워져도 결국 사용하는 것은 석유, 전기, 원자력, 태양광 등의 에너지 관련 종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에는 난방 관련 종목과 식품, 의복, 홈쇼핑, 백화점 등도 관련주로 꼽힌다.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한파와 관련된 종목은 에너지 관련으로 LS산전, 삼천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대성에너지, 예스코, 지역난방공사, S-Oil, 한국쉘석유, GS가 있다.
난방은 파세코, 위닉스, 경동나비엔, 신일산업, 지에스이, 삼진 등이 있으며, 의복으로는 베이직하우스, 쌍방울, BYC, 한섬, 한세실업, 진도, LG패션, 영원무역 등이다.
식품 관련주인 농심, 삼양식품, CJ씨푸드, 오뚜기, 삼립식품 등이 꼽히며 추위가 길어지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에서 현대홈쇼핑등의 홈쇼핑주와 현대백화점, 신세계, 롯데쇼핑 등의 백화점 주 또한 한파 수혜주다.
이외에 실내 골프 연습장을 운영하는 업체인 골프존도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골프장에 나가기보다는 스크린 골프 수요가 높아진다는 발상 덕분에 수혜주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관련주인 LS, SMEC, 광명전기, 비츠로시스, 삼화콘덴서, 코콤, 포스코ICT 등이 여름과 겨울 등의 전력을 많이 쓰는 계절이 되면 주목 받는다.
다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계절과 관련된 종목 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상이변 문제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 등 해당 국가에서는 이슈가 될 수 있겠지만 올해의 경우 국내에서 크게 날씨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기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말했다.
해당되는 국가들에게는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다행인지 우리나라는 올해 겨울이 그렇게까지 추운 상황이 아니며, 이에 따라 한파 수혜주 등에 대한 투자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또한 “기상이변은 단발성의 이벤트라 기본적으로 이러한 사건들이 기업의 비즈니스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실제로 이익이 늘어나는지를 봐야 하지만 기업이 한분기만 장사하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큰 영향이 있을지는 알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상이변과 관련된 주식은 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기상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주식투자라는 것은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방향성을 찾아야 하는데, 단발성 이슈를 가지고 수익을 노리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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