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요인에는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시장 정상화대책과 수년간 이어진 전세난, 월세시장의 점유율 확대 등이 꼽힌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의 정대홍 팀장은 “이번 부동산대책의 요지는 대출규제 완화와 금리인하로 정리되는데 이것이 마침 전세난에 시달리던 실수요를 자극한 것”이라며 “실수요자들은 서울 전셋값이면 어지간한 경기도 아파트를 낙찰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곧바로 경매장을 찾았고 이는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 품귀현상까지 초래했다”고 말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실제로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경매 입찰경쟁률은 지난 1월 말 기준 7대 1을 넘어섰다. 낙찰된 아파트 1건마다 평균 7명의 입찰자가 몰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유찰이 한번밖에 되지 않은 아파트, 심지어 신건도 시세와 비슷하면 입찰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많아졌다. 평균 2회 이상 유찰돼야 입찰표가 들어오던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들이 경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낙찰가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 아파트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 80.03%를 시작으로 올 1월 말까지 5개월 연속 80%대를 기록 중이다. 2월(26일 기준) 들어서는 85.08%를 돌파, 2011년 5월(86.07%) 이후 31개월 만에 85% 고지를 재점령했다.
실수요자들이 경매에 적극적인 이유는 전세물건이 점차 귀해지면서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그럴 여력이 있더라도 차라리 집을 사버리는 게 낫겠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A공인중개사 대표는 “무엇보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공감대가 사회 전반에 형성돼 있어 가격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는 게 경매 참여를 유인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도 경매시장의 상승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에 대한 혜택을 줄이고 월세를 우대하는 정책이라지만 임차인 입장에서는 여전히 전세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시장이 점차 경직됨에 따라 임차인은 월세를 선택하기보다는 주택구입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정 팀장은 “주택구입을 고려하는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은 가장 먼저 경매법원으로 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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