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뉴스1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등급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손실, 건설 관련 대출 및 투자 리스크가 자산건전성을 저하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특히 신용평가사들은 증권사의 획일화된 수익구조, 과도한 경쟁, 정형화된 업무형태로 질적 발전이 지체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들은 최근 ‘중기 특화 증권사’ 선정을 위해 노력하는 등 수익구조 다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실적·자산건전성 악화, 신용등급 하향
지난달 29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동부증권의 기업신용등급과 무보증후순위사채의 신용등급을 각각 A+, A로 평가하며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부진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저하 추세가 지속되는 것이 주 원인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동부증권은 지난해 보유중인 퍼스트모바일 사모사채와 라마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의 부실화에 따라 311억원의 충당금이 발생했다. 또 동부월드 법정관리에 따른 골프회원권 손상이 103억원 반영되며 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2268억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1조5435억원(91.7%)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수수료수익이 전년보다 32.6%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동부증권은 전체 증권사의 순이익이 증가한 상황에서 오히려 손실을 기록했다.
박광식 한기평 연구원은 “높은 수준의 영업경비 비율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 폭을 제한한다”며 “상품운용과 위탁매매부문에 의존도가 높아 증시거래대금과 시장금리 변동성이 실적에 보다 민감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주요 영업부문의 시장지배력 저하 등의 이유로 무보증후순위사채와 파생결합사채의 신용등급이 한단계씩 내려갔다. 이어 지난해 증권사 중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하면서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강등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투자증권에 대해 “잠정실적 적자전환 등 수익성 저하와 시장지위 하락 추세 지속, 자본적정성 저하 가능성이 등급전망 변경 사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은 홍콩H지수가 급락하며 대규모 ELS 헤지 손실이 발생했다.
이밖에 KTB투자증권, HMC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등도 기업 신용등급이 내려갔거나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새로운 먹거리 ‘중기특화증권사’로 활로 모색
전문가들은 올해 증권업계의 상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에 먹거리가 다양하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중 하나가 ‘중기 특화증권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일 마감된 중기특화증권사 선정에 신청서를 접수한 증권사는 골든브릿지, 동부, 유안타, 유진, 코리아에셋, 키움, BNK, HMC, IBK, KB, KTB, SK증권 등 총 12개 회사다.
금융위는 중기특화증권사에 ▲중소기업 대상 성장사다리펀드 운용 주관사 선정 시 우대 ▲채권담보부채권(P-CBO) 발행 주관사 선정 시 우대 ▲중기특화 증권사가 운영하는 별도펀드에 자금 출자 ▲장외 2부시장에 개설되는 PEF와 벤처펀드 지분거래 시장 전담중개기관 선정 등에 혜택을 줄 계획이다.
중기특화증권사에 선정된 증권사는 중소·벤처기업의 인수합병(M&A) 자문 등 IB업무를 담당하고 자금조달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다. 금융위는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될 경우 성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연 50억원 내외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기특화증권사가 한번도 시행된 적이 없었던 만큼 어느 정도의 이익을 가져갈지 확신할 수 없다”며 “다만 수익구조 다변화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