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반려동물시장에 기업들의 러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성장산업인 반려동물시장은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업이 진출한 가운데 반려동물시장도 단순히 사료와 애견용품들을 만드는 틀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반려동물시장을 이끄는 기업을 살펴봤다.
◆ 애경·KGC인삼공사·풀무원… ‘웰빙’ 열풍 주도
누구나 자신의 가족에게는 좋은 것만 입히고 먹이고 싶은 법. 반려동물이 가족처럼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도 매한가지다. 최근 기업들은 이런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프리미엄 반려동물시장에 뛰어들었다. 프리미엄시장의 키워드는 ‘웰빙’이다. 기존제품에 비해 다소 가격이 비싼 제품들도 웰빙 바람에 편승해 매출이 급신장하는 추세다.
지난달 25일 생활뷰티기업 애경은 반려동물전문기업 이리온과 함께 프리미엄 펫케어(Pet Care)브랜드 ‘휘슬’을 론칭했다. 휘슬에서는 고급 반려동물 전용샴푸와 미스트 등의 미용제품을 판매한다. 업체 측은 “반려동물의 피부가 사람과 달리 표피층이 얇아 세균에 취약한 점을 고려해 제품을 개발했다”며 “과학적 연구와 안전한 처방으로 고품질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먹거리도 건강식을 표방한 웰빙제품이 쏟아진다.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반려견 사료 ‘지니펫’이 약 4개월여 만에 판매량 1만세트를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니펫은 유기농 원료와 홍삼을 넣어 만든 제품으로 일반사료에 비해 10배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반려견의 면역력 증진과 활동력이 개선된다는 소비자의 후기가 전해지며 불티나게 팔렸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95%의 유기농 원료에 정관장 홍삼을 사용했고 기존 사료의 알맹이보다 작은 크기로 만들어 차별점을 뒀다”며 “특히 기호성과 효능에 중점을 둔 마케팅 활동이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의 몸매를 생각하는 다이어트 식품도 나왔다. 사람들도 다이어트 식품으로 즐겨먹는 닭가슴살, 고구마, 연어 등을 주재료로 만든 제품이다. 풀무원의 반려동물 먹거리브랜드 ‘아미오’는 기능성 원료로 맞춤 설계한 간식 3종을 출시했다.
이 중 ‘슬림업 닭가슴살 고구마 말이’는 체중조절이 필요한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으로 고구마와 닭 가슴살에 이름도 생소한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를 더해 만들었다. 아미오 관계자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한다”며 “체지방 함량이 28% 이상이거나 품종별 기준 체중에서 15~30%를 초과하는 반려동물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 SKT·LG U+·KT… 주인 대신 돌봐주는 IoT제품 출시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반려동물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이동통신업계는 사물인터넷(IoT)으로 반려동물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속속 내놓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반려동물 전용 웨어러블기기 ‘T펫’을 선보였다. T펫은 ▲반려동물 위치확인 ▲반려동물 활동량·휴식량 분석 ▲산책 도우미 ▲반려동물 대상 음성메시지 발송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중소기업 ‘셀리지온’과 함께 개발한 T펫 전용기기는 현재 출시된 통신모듈 탑재기기 중 가장 작다. 반려동물의 목줄에 쉽게 부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서비스 제공업체와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인 ‘펫트윈’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0월 원격으로 집 밖에서 반려동물에게 급식하거나 반려동물의 운동량, 칼로리 소모 등을 측정할 수 있는 ‘펫스테이션’을 내놨다. 펫스테이션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반려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일하는 도중 반려동물이 보고 싶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KT는 반려동물과 함께 영상을 시청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교감할 수 있도록 올레tv에 ‘도그TV’와 ‘스카이펫파크’ 채널 송출을 시작했다. 물론 집 밖에서 TV를 켜고 채널을 돌릴 수도 있다. 특히 도그TV는 월정액 8000원의 비싼 가격임에도 꾸준한 시청층을 확보했다. 수서동에 사는 장모씨(62)는 “도그TV에서는 다른 강아지들이 노는 영상이나 자연의 소리, 음악 등이 나온다”며 “사실 내가 보기보다는 틀어놓으면 우리 강아지가 집중해서 보는 탓에 계속 시청한다”고 말했다.
◆KB·하나·IBK·삼성화재·롯데손보… 금융상품 ‘봇물’
KB국민카드는 동물병원, 동물 장례업체 등 반려동물 관련 업종 이용 시 10%를 할인해주는 ‘KB국민 반려애 카드’를 출시했다. 하나카드의 ‘MY PET 생활의 달인’ 카드는 한국애견협회 준회원 혜택을 제공해 애견 관련 훈련 및 위탁, 스튜디오 및 펜션 등 전국 30여개 제휴가맹점에서 5~10% 할인을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애완동물 업종으로 등록된 4500여개 가맹점에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참! 좋은 내사랑 PET카드’를 판매 중이다. 카드를 써본 한 반려동물 커뮤니티 회원은 “병원비나 미용에 정기적으로 나가는 돈이 줄어 유용하다”고 전했다.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사고를 쳤을 때를 대비한 보험상품도 나왔다. 삼성화재는 2008년부터 만 6세 이하 개를 가입대상으로 1년 동안 상해 및 질병치료비, 배상책임손해를 보장해주는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를 판매 중이다.
롯데손해보험도 반려동물의 수술·입원 시 의료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상품과 통원진료까지 추가로 보장하는 ‘롯데마이펫보험’을 2013년부터 시판 중이다. 이 상품은 갱신 시 보장 나이를 11세로 확대해 가입 폭을 넓혔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시장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가 다양한 보장을 제공하는 신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