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여성이 많아졌다. 다이어트를 위해 6개월짜리 피트니스센터 회원권을 끊거나 요가 또는 필라테스학원에 등록하기도 한다. 그러나 웬만한 운동을 다 해본 사람들은 기존의 식상한 운동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이를테면 일반적인 요가보다는 핫요가나 플라잉요가, 봉요가 등의 붐이 일어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샤 스커트 입고 우아하게


최근에는 유연성과 자세교정은 물론 근육도 만들 수 있는 발레가 많은 관심을 받는다. 방송인 박지윤이 발레 스트레칭으로 하체비만을 극복했다고 방송에서 언급한 이후 주부 대상의 성인발레 클래스가 늘기도 했다. 개인방송 포맷의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방송인 양정원은 발레 필라테스로 몸매 가꾸는 법을 공개하며 또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발레복인 샤 스커트를 입고 발끝까지 우아하게 자세를 잡는 발레는 여자들의 숨겨진 로망 중 하나다. 누구든 소녀시절 한번쯤은 예쁜 발레복을 입고 공주가 되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딸과 엄마가 같이 시폰 소재 샤 스커트를 입고 찍은 사진이 자주 보인다. 샤 스커트는 발레 전용에서 여성성을 강조하는 일반 패션아이템으로 정착했을 정도다.
발레는 꼿꼿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몸의 균형을 바로잡는 데 매우 좋고 호흡과 함께 이뤄지는 만큼 유산소운동 효과가 있다. 나아가 근육도 기를 수 있다. 또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음악에 맞춰 여러 동작으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어 성취감도 느끼기 쉽다.

과거에는 발레복과 토슈즈 구입 등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스러웠지만 최근에는 저렴한 보급형 토슈즈와 발레복이 출시돼 비용부담이 줄어든 것도 성인발레가 활성화되는 데 한몫했다. 성인발레 열풍 덕분에 주부들이 접근하기 쉬운 문화센터에도 발레강좌가 늘어나는 등 공연예술로 접하던 발레가 생활체육으로 거듭났다.

한국발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 240여개의 발레학원이 등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발레아카데미에서 운영하는 성인취미반의 경우 2005년에는 수강생이 50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2배 이상 늘어났다. 이곳에서는 성인 취미발레를 체계적으로 프로그램화해 ‘발레 다이어트’, ‘발레 피트니스’, ‘발레 필라테스’, ‘발레 요가’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 발레는 자세교정과 다이어트 효과 외에도 클래식 음악과 함께 해 정서적으로 안정을 준다. 따라서 앞으로도 성인발레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도 발레 열풍이 심상찮다. 미국 역시 발레는 성인보다 어린아이의 전유물이었다. 미국에는 발레교습소도 많고 일반적으로 어린 여학생들이 발레를 배우지만 어린 시절 한때뿐이다. 전문 발레리나클럽에 들어가거나 유명한 발레리나로 성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성장기에 발레를 그만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국 케이블네트워크 스타즈(Starz)가 발레를 주제로 다룬 드라마를 방영하면서 미국에도 성인발레 열풍이 일었다. 드라마 <플레쉬 앤 본>(Flesh and Bone)은 기존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하는 사랑·욕망·배신 등의 소재를 발레를 주축으로 담아냈다. 발레는 미국 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루지 않던 주제여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 발레리나 출신인 여주인공 사라 헤이는 이번 드라마 오디션에 뽑혀 배우로 데뷔했다. 따라서 극중에서 더욱 섬세한 발레 동작을 표현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이 드라마로 인해 발레를 직접 배우거나 즐기는 인구가 늘어났다.


/사진=뉴시스 이광호 기자

◆발레와 피트니스의 접목
특히 ‘발레 핏’(Ballet Fit)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와 관련시장이 새삼 주목받는다. 발레 핏은 발레 피트니스의 줄임말로 전통적인 발레의 기본과 요가·필라테스가 결합된 운동법이다.

국내의 발레 핏 관련 사이트인 발레 핏 코리아는 ‘발레 핏은 클래식 발레의 동작과 피트니스의 웨이트적 움직임을 접목해 탄생한 운동’이라고 소개한다. 기존에는 발레복으로 시폰 샤 스커트를 입었지만 발레 핏은 온몸에 딱 달라붙는 일반 피트니스복을 입는다.

발레 핏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는 기업은 따로 있다. 요가복으로 유명해졌지만 이제는 스포츠웨어의 거의 모든 분야로 영역을 넓힌 룰루레몬(Lululemon·LULU)이 그 주인공이다. 일부 운동복 마니아들은 룰루레몬을 요가복의 샤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캐나다 밴쿠버가 거점인 룰루레몬은 스포츠웨어를 전문으로 하는 의류 생산·판매업체다. 미국과 캐나다에 300여 점포를 운영 중이며 세계 각국에 판매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남녀 요가복은 물론이고 다양한 스포츠용 의류 및 요가 액세서리도 유명하다

이달 현재 시가총액은 91억달러로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률이 26배다. 룰루레몬은 32개의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제시할 정도로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32곳의 투자의견 중 8곳은 ‘강력매수’, 12곳은 ‘매수’, 9곳은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