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바다를 어찌 빼놓을 수 있을까. 배를 타고 나가서 주변의 섬들을 탐방하고 해수욕장에서 한숨 쉬다가 바닷가 바위섬까지 보면 눈이 황홀하다. 흑산의 짙고 푸른 바다와 이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섬까지 살펴보자.


촛대바위
대둔도 열목동굴

◆흑산도 해상관광
흑산도가 흑산군도의 주도인 만큼 해상관광의 스케일도 가장 크다. 대둔도, 다물도를 지나 하죽도, 상죽도까지 다녀오는 코스로 30여개의 크고 작은 바위섬과 해식동굴을 감상하며 전설과 역사를 듣는다.

1. 열목동굴
대둔도 수리 앞바다에 있는 해식동굴이다. 기계로 깎아 놓은 것처럼 동그랗게 뚫린 바위 구멍으로 마을이 들여다보인다. 이 바위를 고래바위라고도 하고 코끼리바위라고도 한다.


2. 풍년학바위
다물도에 있으며 얇게 갈라진 바위 틈으로 학의 형상이 보인다. 이것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화석이다. 원래는 한쌍의 학이 이곳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먹이를 구하러 간 남편은 태풍을 만나 돌아오지 못했고 아내는 남편을 기다리다 굶어 죽어 화석이 됐다는 전설이 있다. 날씨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데 학 무늬가 유난히 크고 살 쪄 보인다면 흑산도에 풍년이 든다고 한다.

3. 칠성동굴
칠성동굴 역시 다물도에 있다. 입구만 보아도 규모가 상당한데 높이 20m에 깊이가 100m나 된다. 이곳은 해상왕 장보고와 관계 있다. 입구로 들어가면 7개의 자연동굴이 있어서 칠성동굴이고 이곳에 장보고가 칠성탑을 쌓았다는 전설이 있다. 혹은 무역을 통해 얻은 진귀한 보물들을 숨겨놓던 곳이라고도 한다. 이곳에 들어와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해상상황과 태풍으로 인한 피해 여부에 따라 출입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4. 촛대바위
해상관광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흑산도 사진에서 한번쯤 봤을 이 바위는 망망대해 위로 50m나 솟아 있어 카리스마가 넘친다. 하죽도 앞에 뚝 떨어진 촛대바위는 배의 돛대를 닮았다고 해서 ‘돛대바위’라고도 하고 화창한 날씨에 구름이 걸리면 촛불과 같다고 하여 촛대바위라고도 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촛불로 흘러내린 촛농이 보이기도 하고 가운데 뻥 뚫린 구멍 또한 신기하다.


5. 하죽도
정조 15년에 임금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섬이다. 금강산의 만물상을 닮았다는 병풍바위와 도승바위가 있고 등대섬이기도 하다.

6. 상죽도
상죽도는 바위의 모습이 다채로운 염소들의 천국이다. 새끼를 안고 있는 원숭이 바위, 예수님바위, 제2금강산절경, 쌍용동굴, 해골바위 등이 있다. 바위에서 눈을 들어 언덕 위를 보면 흰 점, 검은 점이 다 염소다. 해골, 원숭이, 예수님의 보호아래 잘 살고 있다.

이밖에도 연꽃바위, 쌍용동굴, 사성동굴, 공룡바위 등이 있다. 흑산도 30경의 모양새와 이름을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음을 열고 상상해보면 이 바다 위에 없는 것이 없다. 말 그대로 ‘착한 사람만 보이는’ 즐거운 관광이다. 무인도마다 염소들도 만난다. 춥고 바람이 많은 계절엔 고생스럽겠지만 파릇한 초록풀밭 위를 뛰노는 흑염소들의 모습은 걱정 없이 행복해 보인다.


풍년학바위

◆진리, 배낭기미 해수욕장
흑산도에도 해수욕장이 있다. 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진리해수욕장으로 물이 유리알처럼 맑다. 하지만 이곳은 물놀이에 한계가 있다. 미역 등 해초가 많아 해수욕을 하기보다 동네분들이 먹거리를 채취하러 오는 곳이다. 사실 물 속에 몸을 담그기보다 감상하기 좋은 바다로 아름다운 풍광과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는 모습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술술 간다. 해안가 아래쪽은 계단식으로 정리돼 햇빛을 받으며 쉬어가기 좋다. 계단에서 배낭기미 쪽으로 가다보면 자갈과 백사장이 아름답다.

진리초령목 지대를 지나면 배낭기미 해수욕장이다. ‘배낭기미’는 ‘배가 닿는 곳’이라는 뜻으로 몽돌이 둘러싸고 있는 모래사장이 아름답다. 수심이 얕아 가족들과 놀기 좋지만 중간쯤 갑자기 깊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여행자의 안전을 위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안전선을 설치해 놓았다. 백사장 뒤 소나무 숲은 캠핑하기 좋다. 여름 휴가철에 몽골텐트를 칠 수 있고 대여도 해준다. 일출이 아름다운 해변이고 해변 뒤 건너편에는 배낭기미 습지가 있다. 배낭기미 해수욕장에서는 봄마다 숭어 개매기축제가 열리고 여름에는 전국바다수영대회가 펼쳐진다.


진리해수욕장
구문여
지도바위

◆해안가의 섬들
흑산도를 돌다 보면 크고 작은 바위섬들을 볼 수 있다. 이름 없는 바위들이 대부분이지만 예쁘고 특이한 섬 3개만 살펴보자.

1. 옥섬
배낭기미 해수욕장에서 북쪽 끄트머리에는 옥섬이 있다. 이름이 예쁘지만 조선시대 수군진이 설치됐을 때 감옥으로 사용돼 ‘옥’(獄)이라 불렸다. 죄를 지으면 최장 60일까지 구류를 살게 했던 곳이라는데 깊은 물로 막혀 코앞에 보이는 본섬으로 갈 수 없으니 더 약오르고 속 타는 형벌이었겠다. 이곳에는 2m 깊이의 죄인이 지내던 동굴, 취사바위,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낚시를 하던 거북바위가 있다. 섬 둘레로 데크길이 있고 지금은 다리가 놓여서 감옥섬에 갇힐 일은 없다.

2. 지도바위
마리에서 비리 사이에 구멍 뚫린 바위섬이다.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해식동이라는데 두꺼운 바위에 일부러 파 놓은 것처럼 뻥 뚫린 구멍이 신기하다. 그 모양이 한반도 지도를 닮아서 이름은 ‘지도바위’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발을 옆으로 옮겨가며 가장 마음에 드는 지도 모양이 나올 때까지 바위를 관찰하면 재미있다. 전망대로부터 80~100m 정도 더 가면 광개토대왕 시대의 가장 강성했던 지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도바위 뒤로 보이는 섬은 장도다. 대장도와 소장도가 맞닿은 부분이 보이는데 장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3. 구문여
구문여는 화려한 물쇼를 선보이는 바위다. 비리의 지도바위처럼 구멍이 뚫린 바위인데 그 틈이 작고 단단해서 바람 불고 파도가 있는 날엔 물을 뿜는다. 일주도로를 거의 다 돌았을 때 예리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바위섬으로 마침 그 시간에 파도가 심해야 하니 여행자들은 물을 뿜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하지만 하늘이 맑고 물빛이 좋기만 해도 그 자체가 소담스럽게 예쁘다.


[여행 정보]

흑산도 가는 법

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 이용
터미널: 전라남도 목포시 해안로 182 목포항연안여객터미널
승선시간: 오전 7시50분, 8시10분, 오후 1시, 오후 4시
운항시간: 2시간
운임: 일반 3만4300원 / 중고생 3만1100원 / 경로 2만7800원 / 소아 9650원
문의: 061-243-2111~4 / 061-275-8111

예매·출항 해운사 사이트
가보고 싶은 섬(한국해운조합) http://island.haewoon.co.kr
남해고속훼리 http://www.namhaegosok.co.kr
동양고속훼리 http://www.ihongdo.co.kr
목포여객선터미널 1666-0910

주요 시설, 정보 연락처
흑산도 기상대(풍랑 정보 체크): 061-275-2754
목포선박운항관리실(풍랑 정보, 쾌속선 운행 여부 체크) 061-240-6031
목포여객선터미널 1666-0910
흑산면관광안내소: 061-240-8520
㈜전남렌트카(흑산도 렌터카 업체):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흑산일주로 23-2 / 061-261-0822

흑산도 해상관광
http://www.061-275-9115.kti114.net
흑산도 우체국 앞 유람선 부두에서 출발
문의전화: 061-275-9115
관광요금: 성인 2만2000원 / 소인 1만1000원
20명 이상 희망자가 있어야 해상관광을 할 수 있으므로 출발 여부를 미리 확인한다.
출발시간 오전 8시, 오후 1시, 오후 5시 (일몰시간과 인원 여부에 따라 일정이 변동 될 수 있다.)

일주관광
택시: (1대) 6만원 / 010-3747-9717
버스관광: (1인) 1만5000원 / 061-262-7888

● 숙박
흑산비치호텔: 흑산도에 있는 가장 큰 호텔이다. 진리해수욕장 위쪽에 자리잡고 있어 흑산도 항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예약문의: 061-246-0090 / www.흑산비치호텔.kr /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흑산일주로 180-19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