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뉴시스DB(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8일(현지시간)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애초 글로벌 전문가는 힐러리 로댐 클린턴 후보를 점쳤지만 미국 국민은 트럼프를 새 지도자로 선택했다. 앞으로 달라질 미국의 기준금리 정책과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분석해봤다.
◆연말 금리인상 없을 것 vs 통화정책 큰 변화 없다

당장은 연말로 예정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슈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이와 관련 전문가조차 의견이 엇갈렸다. 연말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사그라들고 내년부터 미국이 빠르게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주장과 통화정책은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현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목소리가 상충한다.


다만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거취는 불투명해졌다. 트럼프는 재닛 옐런 의장과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의 인기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비난하며 임기가 만료되면 다른 인물로 교체하겠다고 밝혀왔다. 재닛 옐런 의장 역시 트럼프가 당선되면 스스로 자리에 물러나겠다고 강조했다. 만약 그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통화정책 방향도 기존과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 인상 이슈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면서 "다만 내년에 기존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연말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내년엔 한두차례 금리 인상에서 두세차례 인상으로 금리인상기가 빨라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경제에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통화정책이 지금까지의 흐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도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와 통화정책 방향은 대통령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주요 전문가들이 다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허 수석연구위원은 "현 기조로 볼 때 연말 기준금리는 예정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연말이든 내년이든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 입장에선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1500조원 시대에 사실상 진입했고 매달 6조원 이상 가계부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자들이 패닉상태에 빠질 수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일본, 신흥국가의 시장금리도 오르게 된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상승압력을 받는다.

그나마 충격을 덜 받으려면 미국이 예정대로 연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글로벌 국가에서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므로 금리인상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어서다.

미국의 재정정책도 눈여겨봐야 할 분야다. 미국이 국채발행을 늘리는 등 재정정책을 확산하면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채권금리가 올라 시장금리 상승 압력을 받게 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통화정책도 미국과 공조를 맞춰야 하는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윤여삼 연구원은 "앞으로 미국은 국채발행 등 빚으로 살림을 꾸리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사진=뉴시스DB(트럼프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