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역사상 첫 대통령 탄핵사태로 우리는 19번째 대통령을 조금 빨리 만나게 됐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번 대통령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복지도 신경쓰는 ‘동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사람도 먹고살기 힘든데 무슨 동물복지까지 신경 쓰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람과 동물, 둘 중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사람이다. 사람의 복지를 양보하면서까지 동물복지를 챙기기는 어렵다. 다만 동물복지 역시 우리가 간과해선 안될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라는 건 잊지 말자.

우리 사회가 여성, 장애인, 노동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한 복지정책을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그들과 함께하는 세상이 아름답고 바른 세상이라는 데 우리 모두가 동의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동물은 인간보다 약자다. 모든 동물이 사람보다 약하다. 사람은 자신보다 몸집이 아주 큰 코끼리도 훈련시켜서 등 위에 타고 다닌다. 사람보다 힘이 센 호랑이도 동물원에 가둬 구경한다. 결국 모든 동물은 인간 앞에서 약자다. 
동물복지를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다른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이유와 같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분법적 민법체계로 여전히 동물을 물건 취급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청와대를 떠나며 기르던 진돗개들을 진돗개 혈통단체로 보내면서 ‘동물 유기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19대 대통령의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동물에 대한 관심은 선거에도 도움이 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보’와 ‘서니’라는 두마리의 반려견을 키웠는데 그중 ‘보’는 2012년 오바마의 선거운동에 참여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오바마는 캠프 선거자금 모금사이트의 주인공으로 ‘보’를 선정해 동물애호가들의 표심을 획득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역시 반려묘가 당선을 도왔다. 미혼인 그녀는 “고양이 ‘샹샹’과 ‘아차이’를 입양한 이후 2명의 가족이 더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후보 시절 차이잉원 총통이 페이스북에 고양이 관련글을 올리면 정치적 현안을 올릴 때보다 ‘좋아요’를 20~50% 더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도 이제 반려동물인구 1000만명 시대에 들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가족처럼 살고 있다. 이쯤 되면 동물에 관심을 갖지 않는 대통령 후보가 오히려 어리석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각 대선후보들이 동물보호관련 공약들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진심으로 환영할 일이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동물보호 공약을 꼭 실천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