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크리스마스 한정판이니까 비싸죠.”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직원은 이같이 말했다. 이곳 케이크 진열대에는 초코케이크 두 종류가 놓여있었다. 직원에 따르면 두 제품은 똑같은 맛에 동일한 크기였지만 1만1000원 차이가 났다. 그 이유는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빨간 딱지’에 있었다.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거리 곳곳은 빨간색으로 도배됐다.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빨간색 딱지가 붙으면 제품 가격은 올라간다. 프랜차이즈 빵집과 카페도 케이크의 몸값을 올렸다. 외식·숙박업계 역시 이용요금을 최대 2배 가까이 인상했다. 이 같은 업계의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소비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크리스마스 한정판이 뭐길래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가장 뜨거운 곳은 케이크 판매점이다. 프랜차이즈 빵집은 물론 커피전문점, 호텔 베이커리까지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정판 케이크를 속속 출시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쌓아놓고 판매한다. 케이크 위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올라갔을 뿐인데 같은 크기의 기존 케이크보다 비싸게 파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가장 뜨거운 곳은 케이크 판매점이다. 프랜차이즈 빵집은 물론 커피전문점, 호텔 베이커리까지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정판 케이크를 속속 출시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쌓아놓고 판매한다. 케이크 위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올라갔을 뿐인데 같은 크기의 기존 케이크보다 비싸게 파는 것이다.
뚜레쥬르는 기존 3만2000원이던 생크림 케이크와 고구마 케이크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올려 3만5000원에 판매한다.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소비자들이 일반 케이크를 사려 해도 아예 매대에서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21일 서울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케이크 상자를 쌓아놓은 모습(위)과 뚜레쥬르 매장 진열대에 크리스마스 전용 케이크가 놓여있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커피전문점도 연말 케이크를 판매한다. 그 중에서도 스타벅스가 고가 마케팅 논란의 중심에 섰다. 스타벅스가 올해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6종의 가격대는 3만8000~4만9000원이다. 제품군의 평균 가격은 4만2500원으로, 지난해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평균 가격인 3만9500원에 비해 7.5% 인상됐다.
케이크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이번 시즌 ‘크리스마스 블렌드’라는 이름의 원두 2종을 출시했다. 빨간색 포장지에 담긴 두 제품의 가격은 모두 1만8000원으로, 기존 제품들에 비해 최대 3000원 비싸다.
유통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 에디션 판매에 열을 올린다. 화장품과 패션, 식음료, 주류 등 한정판 마케팅에 뛰어든 업체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의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제품의 포장이나 디자인만 바꾼 뒤 가격을 올려 판매하거나 판매 물량이나 시기를 한정하지 않고 ‘한정판’으로 판매하는 제품도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 에디션 판매에 열을 올린다. 화장품과 패션, 식음료, 주류 등 한정판 마케팅에 뛰어든 업체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의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제품의 포장이나 디자인만 바꾼 뒤 가격을 올려 판매하거나 판매 물량이나 시기를 한정하지 않고 ‘한정판’으로 판매하는 제품도 있다.
영국 뷰티브랜드 러쉬는 이번 연말 한정판 크리스마스 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특히 눈사람과 산타 모양으로 출시된 입욕제가 인기인데 가격은 2만6000원이다. 기존 입욕제 제품들이 1만원대 초중반인 것과 대조된다. 또 크리스마스 기프트의 경우 최대 24만원에 육박하는 제품까지 출시됐다.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 중인 '크리스마스 블렌드'. /사진=김경은 기자
◆호텔‧레스토랑, 성수기 요금제 적용
호텔업계의 크리스마스 특수도 여전하다. 서울신라호텔의 기본 객실 이용요금은 평일 25만원에서 크리스마스 당일 45만원으로 20만원(80%) 오른다. 롯데서울호텔 역시 크리스마스 당일에 묵으려면 평일 20만7000원보다 14만1000원(48%) 비싼 34만8000원을 내야 한다.
호텔 뷔페도 연말을 맞아 평균 15~20%가량 가격을 올렸다. 서울신라호텔 더파크뷰는 이달 14~31일 이용요금을 평소보다 최대 40%가량 올렸다. 더파크뷰의 주말‧공휴일 가격은 기존 11만3000원에서 15만9000원으로 4만6000원 인상됐다.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는 12월 한달간 이용요금을 20% 올려 받는다. 주말 저녁 뷔페 이용 가격은 기존 11만3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2만2000원 인상됐다. 크리스마스 당일 저녁 가격은 이보다 비싼 15만9000원이다.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도 12월 한달간 가격을 인상한다. 주말 점심과 저녁은 기존 11만4000원에서 13만7000원으로 올랐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22~25일과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저녁은 15만8000원까지 가격이 뛴다.
개인 레스토랑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위치한 A 식당은 평소 1만원대 메뉴를 판매하지만 24~25일은 인당 9만원짜리 세트 메뉴만 주문을 받기로 했다.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B 음식점의 기존 가격대는 9500~4만5000원이지만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인당 10만원짜리 코스 메뉴만 판매한다.
/사진=서울신라호텔 제공
◆크리스마스 마케팅,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정판 마케팅은 본래 해외 명품업체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업계에서 특정 시점을 겨냥한 한정판 제품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희소성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가정주부 김선미씨(30)는 “크리스마스 한정판이라면서 포장지만 바꿔 판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과소비를 부추기는 상술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게 제품, 서비스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강민지씨(29)는 “크리스마스를 특별하게 보낼 수 있다면 비싼 밥, 화려한 제품에 돈을 쓰는 건 아깝지 않다”며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자영업자 김일호씨(50)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이치”라며 “수요가 늘어나는데 가격을 똑같이 받을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한정판의 남발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한정판에 열광하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인데 사실상 ‘이름만 한정판’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사기성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어 “숙박, 외식업체가 가격을 올리는 건 불법이 아니다”면서도 “업체 측에서 정보 공개를 철저히 해야 하며 소비자 역시 한정판에 속지 않고 가격 비교를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호텔·모텔 등 숙박업계의 성수기 바가지 영업은 규제할 방법이 없다. 현행 풍속영업 규제에 관한 법률과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르면 숙박요금은 요금표만 게시하면 업체가 자유롭게 요금을 결정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