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인공지능(AI) 컴퍼니'라는 제2의 창업에 한창이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카드사들이 '인공지능(AI) 컴퍼니'라는 제2의 창업에 한창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본업에서의 수익성 악화 요인이 늘면서 카드사의 정체성은 지키되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
AI는 카드사들에게 단연 매력적인 분야다. 카드사의 강점인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엿볼 수 있고, 기존 인력을 대체, 업무 프로세스를 단축하는 등 일하는 환경에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고객 상담도 AI가 척척… 업계 1위도 "AI홀릭"
신한카드가 'AI 5025'를 추진한다./그래픽=신한카드
신한카드는 올해 3월 사업 전 영역에서 170여개 AI 모델을 활용해 전방위적 혁신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명은 AI대전환을 담은 'AI 5025'로 잡았다.
'AI 5025'는 AI를 활용해 2025년까지 대고객 상담 커버리지를 50%까지 대체해내는 것을 목표로 상담 프로세스 전반을 개선해 나가는 프로젝트다. 단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상담은 AI가 대체하고 기존 상담인력은 난이도가 높은 상담에 집중해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상담구조 혁신에 머물지 않고 카드발급, 결제,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마케팅, 리스크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카드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 AI를 적용, 고도화한다는 구상으로,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생성형AI기반 생태계에 적극 참여해 다양한 업권과의 시너지 창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생성형 AI은 현재의 언어모델에서, 향후 고객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모델로 발전될 것"이라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역량과 양질의 결제 기반 행동 데이터를 보유한 신한카드가 미래의 'AI 컴퍼니'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고객 친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카드사 그 이상의 '데이터사이언스사'를 꿈꾼다. 데이터사이언스는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1조원이 넘는 돈을 관련 투자에 쏟아 부었다.

데이터사이언스는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마케팅에 가장 활발히 활용 중이다. 현대카드는 PLCC 파트너사가 마케팅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한다.


현대카드와 PLCC 파트너사들은 최근까지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2000여건이 넘는 데이터사이언스 기반 협업 사례를 쌓았으며 최근에는 대한항공과 제네시스, 신세계 닷컴 등 3개 파트너사가 협업해 '3바디-A 현대카드'를 내놓는 등 상품 협업까지도 이어졌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남들이 하는 것을 조금 더 잘하기보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AI가 카드도 추천… "사람보다 낫네"
AI기술은 카드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마케팅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된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AI기술은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마케팅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부터 인공지능 마케팅 시스템(AIMS) 구축을 완료하고 활발히 가동 중이다.
이 시스템은 고객 맞춤형 마케팅 콘텐츠를 실시간 제공하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 AI 모델 결과에 기반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AI가 마케팅 담당자의 반복 수행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

AIMS를 사용하면 마케터 경험 중심의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융합된 AI 정보에 기반한 ▲최적 고객 타겟팅 ▲맞춤 오퍼 제공 ▲접촉 시점 개인화 등 마케팅 요소별 개인화가 가능해진다. 효율적인 비용 운영이 가능해 일률적인 대규모 마케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낭비 요인이 제거될 것이라는 게 KB국민카드 측 설명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세분화된 고객 요구 충족과 비용 효율성 극대화로 본업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5월 롯데온과 손잡고 디지로카앱 내 AI 기반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 '디지로카 큐핏'을 선보였다. 디지로카 큐핏은 롯데카드가 롯데ON과 데이터 협력으로 구축한 일대일 롯데ON 상품 큐레이션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롯데카드 고객의 카드 결제 데이터와 롯데멤버스 유통 소비 데이터, 롯데ON 실시간 인기 상품 정보 등을 분석해 고객 취향을 품목, 브랜드 단위까지 세분화해 파악한 다음, 롯데ON 전 상품 중 21개의 고객 맞춤형 상품을 선별해 보여준다. 고객은 '손품'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상품을 AI취향 분석 시스템을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디지로카 큐핏은 롯데ON 전체 7000만여개 상품 중 고객 취향에 딱 맞는 상품과 브랜드를 실시간 추천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