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산 흑연에 93.5% 덤핑 관세… 전기차 공급망 '비상등'

미국이 전기차 핵심 원재료인 중국산 고순도 흑연에 고율의 무역장벽을 세웠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펜타닐법 서명 전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상무부가 17일(현지시각) 중국산 고순도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고순도 흑연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돼 관세 부과에 따라 전기차 가격이 1000달러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고순도 흑연은 배터리 제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미만이지만 배터리는 차량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흑연 가격이 2배로 상승할 경우 전기차 가격도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치로 포드,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등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인 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캔자스, 테네시주 등지에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공장을 세운 바 있다.

앞서 테슬라 등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미국과 캐나다의 흑연 업체들이 정부에 제기한 반덤핑 청원에 반대해 왔다. 테슬라는 지난 2월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 공급업체들이 "요구 수준의 품질과 순도를 맞춘 흑연을 대량 생산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9월 말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까지 제공하던 세액 공제도 폐지할 계획이다. 이와 맞물려 흑연 관세까지 부과되면서 전기차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함께 수입 자동차 부품과 차량에 대한 관세 정책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