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 강원FC가 홈구장 관련 잡음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ACLE 병행이라는 변수 속 힘겨운 잔류 경쟁을 이어간다.
강원은 22일 기준 8승8무10패(승점 32)로 12개 팀 중 8위에 자리해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PO)로 내몰려야 하는 10위 제주SK(승점 30)와는 불과 2점 차이라, 안심할 수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만큼 강등권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사력을 다해야 하는 시기인데,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악재 투성이다.
우선 최근 구단은 연고지 춘천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강원도 도민구단인 강원은 그동안 춘천시와 강릉시에서 반반씩 홈 경기를 개최해 왔으나, 새 시즌 홈 경기 개최 신청 공모에 춘천시가 참여하지 않아 내년에는 강릉시에서만 홈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양 도시는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하반기에 관중 유입량, 팬 증가, 지역 노출 빈도 등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고, 춘천시와 강릉시 모두 하반기 개최를 선호하자 강원은 경쟁 입찰을 통해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곳에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이에 춘천시는 두 도시의 출혈을 부추기는 경쟁 입찰이 아닌 상·하반기 균형 있는 배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라고 반발하며 입찰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춘천시의원들은 강원FC 홈 경기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육동한 춘천시장을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육 시장을 옹호하고 김병지 강원 대표를 비판하면서 강원 구단과 춘천시와의 갈등이 지역 정가의 정쟁 소재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경기는 운동장 안 선수들이 한다지만, 연고지와의 갈등으로 연일 잡음이 일자 선수단 분위기도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ACLE도 큰 변수다. 강원은 지난 시즌 역대 최고 성적인 K리그1 2위를 달성, 오는 9월부터 창단 후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인 ACLE에 출전하게 됐다.
구단의 새 역사를 쓴 경사이자 축제지만, 올 시즌에는 K리그1 순위가 안정권이 아니다 보니 주중에 치러야 하는 ACLE가 부담인 것도 사실이다.
마침 강원은 리그스테이지 조 추첨 결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원정, 멜버른시티FC(호주) 원정 등 장거리 원정 경기가 많이 배정됐다. K리그 출전 팀 중 가장 힘든 일정이다.
그렇다고 처음 치르는 아시아 무대를 허투루 치러 날리기엔 너무 아깝다. 두 대회에 힘을 알맞게 분배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는 않다.
강원 구단은 우선 김병지 대표가 지난 18일 유튜브를 통해 춘천시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등 문제를 봉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당장 내년 홈 경기 개최는 강릉시에서 열지만, 그 다음 해는 춘천시와 다시 화합할 수 있도록 협조 방안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춘천시가 이를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ACLE와 병행하는 강행군 일정은 스쿼드의 확장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원은 지난 20일 전북 현대와의 코리아컵 4강 1차전에서 의도적으로 그동안 K리그1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하던 선수들을 대거 출격시켰다.
주축 외 선수들의 성장을 바란 결정이었는데, 의도대로 먹혀들었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새로 영입한 외인 브루노를 포함해 부상에서 돌아온 이기혁과 강윤구, 백업 멤버였던 구본철 등이 맹활약하며 1-1 무승부로 선전했다. 경기력면에서는 이겨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상대를 압도했다.
로테이션 선수들이 계속 제 몫을 다해준다면 건강한 내부 경쟁으로 K리그1에서의 경기력도 올라가고, 두 대회를 모두 치를 수 있을 만큼 스쿼드 운용 폭도 넓어질 수 있겠지만 시즌 막판 지칠대로 지친 선수들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여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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