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780억원을 투자해 강원 원주시 우산동에 자리한 기존 부지에 액상스프 전용 공장을 신설한다. 지상 3층, 1만9000㎡ 규모로 2027년 2월까지 건설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번 증설은 전 세계적인 인기로 급증한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공급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없어서 못 파는' 현상이 나타나자 생산 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가파른 성장세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7% 늘어난 2조3665억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 매출 1조원 돌파 후 2년 만에 2조원 고지를 넘어선 것으로, 올해 식품업계의 상징적인 수치인 '연 매출 3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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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의 심장' 스프는 국내서… 기술 보안·품질 균일화 집중━
원주 신설 공장은 불닭볶음면의 액상스프를 생산해 2027년 1월 준공 예정인 중국 자싱공장에 조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양식품의 첫 해외 생산기지인 자싱공장은 중국 내수로 공급되는 물량을 담당한다. 해외 공장이 면 생산과 조립을, 국내 공장이 핵심 소스 제조를 맡는 구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원주에서 만든 스프는 중국 공장으로 공수된다"며 "중국에서는 면을 생산하고 국내(원주)에서 보낸 액상스프를 더해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삼양식품이 물류비 부담에도 원주에 별도 액상스프 공장을 짓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액상스프는 원재료 배합과 공정에 따라 품질 차이가 발생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국내 생산을 고집해 품질 균일성을 확보하고 기술 보안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의 정체성은 액상스프에서 나온다"며 "맛의 일관성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핵심 레시피가 집약된 공정을 국내에서 관리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원액을 공급하며 맛을 통제하는 코카콜라와 유사한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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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원주·중국 '삼각 편대'… 공급난 해소·미래 먹거리 발굴━
지난해 완공한 밀양2공장에 이어 원주와 중국 공장이 순차 가동되면 삼양식품은 글로벌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다.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각 거점에 역할을 부여해 공급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이 수출 전용 공장이라면 원주는 내수와 수출을 함께 담당한다"고 설명했다.생산 거점 재편에 따른 공급난 해소는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외국계 증권사 CLSA는 밀양2공장 완공을 기점으로 삼양식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2%에서 2028년 2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주 신설 공장은 독립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불닭 소스' 생산도 병행할 예정이다. 핵심 자산인 '불닭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품목인 소스를 별도 수익원으로 육성해 라면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최근 추진하고 있는 '불닭' 브랜드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소스를 글로벌 시장의 주요 품목으로 키워 불닭 IP(지적재산권)를 중심으로 한 성장 동력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양식품은 국내외 마케팅 전반에서 'Buldak' 명칭을 내세우며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집중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과거 한국 음식 이름에서 출발한 '불닭'은 글로벌 시장에서 'Buldak'이라는 브랜드로 인지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마케팅과 브랜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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