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마음을 치료해요” 직업인터뷰: 독서치료사 하정혜씨







 미술치료사, 음악치료사는 들어본 적이 있어도 독서치료사는 생소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독서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하정혜(47, 한국 독서치료학회 독서치료사/ 서초여성회관 상담심리치료센터)씨는 독서치료사에 대한 낮은 인지가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부모님들이 종종 독서치료와 독서 교육을 혼동하고는 하시죠. 독서치료는 말 그대로 독서 과정을 통해 마음을 치료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책의 줄거리, 역사적 배경, 작가의 약력 등과는 관련이 매우 적습니다.”




 독서 치료의 과정은 내담자와 관련된 정보를 받고, 내담자의 주된 문제를 분석하고 치료의 목표를 잡는 순으로 이루어진다. 주목해야할 점은 치료의 과정에서 ‘독서’ 자료를 매개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딱딱하고 어려운 책보다도 그림책, 영화, 시, 노래가사, 직접 쓴 일기 등을 주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담자가 가진 문제를 이끌어내는 데 적합한 그림책, 영화, 시와 같은 다매체 자료들을 통해서 내담자에게 자기 인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독서치료의 주 업무입니다. 내담자의 심리 상태를 글쓰기, 그리기를 통해 분석하기도 하고 역할극을 하기도 해요.” 이 과정들을 통해서 내담자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고 자기를 통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어려움 또한 없지는 않다. 하정혜씨는 일방적으로 내담자와 연결이 끊김을 통보받을 때 좌절하게 된다고 했다. 억압된 부분을 풀면서 보이는 일시적인 퇴행 현상을 반항으로만 여기는 학부모가 일방적으로 상담을 거부하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은 독서치료의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할 때 좌절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하씨는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다’고 귀띔했다. 독서 치료의 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희망을 얻을 때 기쁨을 느낀다고. 독서치료의 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뿌듯해 개인적인 직업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어린 학생인 내담자가 스스로 ‘이제 여기는 올 필요 없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때, 기쁘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다고 생각한다는 증거이니까요.” 또한 학부모가 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짐을 느낄 때에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내담자가 가진 문제는 부모, 친구 등 주변인과의 소통에서 오는 문제가 대부분이므로 부모의 태도의 변화는 학생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독서치료사의 길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도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타인의 마음이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는 치료사가 되려면, 자신의 마음이 건강해야 합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을 갖추고 있어야 하구요. 결국 자신의 마음이 건강하려면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려는 사람이어야 하겠죠. 끊임없는 자기 통찰로 마음이 건강한 사람, 그런 사람은 꼭 이 분야에 도전했으면 합니다.”




 

◆독서치료사가 되려면?




독서치료사는 1급과 2급, 전문가 자격증이 있다. 2급은 독서치료 관련 이론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면접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다. 1급은 자격시험 합격 후 필요한 수련시간을 채우고 면접에 통과해야 한다. 독서치료 전문가는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로서 자격시험 합격 후 필요한 수련시간을 채운 후 면접에 통과해야 한다. 독서 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공공도서관이나 기관, 사회 복지관, 독서치료를 하고 있는 연구소나 클리닉에서 상담을 할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독서치료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한국독서치료학회(www.bibliotherapy.or.kr)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