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시절 음악시간에 배웠던 노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주 오래된 유명 가곡이나 외국의 클래식음악 등이 거론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지금 중학생들에게는 조금 특별한 노래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음악교과서에 실린 대중가요, 바로 크로스오버 뮤지션인 신문희 교수(우크라이나 오데사국립음악대학)의 '아름다운 나라'다.
 
지난 2008년에 나온 신 교수의 2집 앨범 'The Passion'에 수록된 곡으로, 올해부터 세광음악출판사의 중1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이다. 앨범이 발매된 지 3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국민가요, 청소년 권장 가요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음악교과서에 실린 희망의 대중가요 '아름다운 나라'

자신의 노래가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은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 이상으로 영광스런 일이다. 그 주인공인 신 교수를 지난 8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실 신 교수도 이 노래가 교과서에 실린 사실을 몇 달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고 한다. 
 
"어느 날 몇몇 학생들이 제 홈페이지에 노래에 대한 소감을 적어서 알게 됐습니다. 음악 시간에 배웠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 홈페이지까지 찾아왔다는 글에 뭉클했지요."
 
신 교수는 "희망을 주기 위한 노래인데, 이 노래를 외워서 시험까지 보려니 오히려 불안하게 하더라는 소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교과서에는 채정은 작사와 한태수 작곡의 이름만 명시돼 있을 뿐 노래를 부른 신 교수의 이름은 없다. 신 교수가 저작권료를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노래가 교과서에 실렸다고 해서 물질적인 혜택을 누리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신 교수는 섭섭하거나 아쉽지 않다.

 
음악교과서에 실린 희망의 대중가요 '아름다운 나라'

그는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인스턴트화된 가요계에서 정말 진실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원했다"며 "곡을 처음 만들 때부터 작사가에게 까다롭게 부탁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특히 오데사국립음악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느라 수년간 외국에서 지냈던 신 교수에게 '아름다운 나라'는 각별했다. 
 
"조국이란 곳은 부모처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어쨌든 자신이 이 땅에 태어난 만큼 행복한 마음과 희망을 간직하고 살아야겠지요. 설령 조국이 아니어도 노래가 전달하는 희망의 메시지에 모두 공감했으면 합니다."
 
신 교수는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며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노래를 통해 조국을 짊어질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최근 3집 앨범 '클래시(Classy)'를 발표했다. '행진(들국화)' '비처럼 음악처럼(김현식)' 등을 크로스오버로 편곡한 곡을 비롯해 '길 없는 길' 등 신곡이 수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