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로가 회전초밥집 문턱 낮출겁니다"
'스시의 대중화' 도전한 최세철 전 아웃백 CEO
이정흔
1,743
공유하기
“스시가 비싼 음식이라고요? 그냥 맛있고 배부르게 즐기면 됩니다.”
일본 최대 회전 초밥 전문브랜드 ‘스시로’가 국내에 상륙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파고다 건물에 터를 잡고 지난 2일 1호점의 문을 열었다.
스시로는 현재 일본에서 308개의 매장을 직영하고 있는 일본 최대 규모 회천 초밥 전문브랜드다. 지난해 연 매출만 하더라도 약 1조1000억, 연간 방문 고객은 1억 명에 달한다. 한국에 첫선을 보인 스시로는 일본 본사인 ‘아킨도스시로’에서 100% 투자를 받아 지난 2월 설립한 스시로 코리아에서 운영한다.
그런데 이 스시로 코리아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의 이력이 독특하다.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중화를 이끌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의 CEO를 역임했던 최세철 대표다.
◆ 균일가 1700원, 스시의 대중화 선언
균일가 1700원. 회전초밥 전문점이라면 접시마다 가격을 달리하는 게 익숙하다. 하지만 이곳에선 접시 색깔이나 초밥의 종류에 따른 가격 차이가 없다. 모두 같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생맥주나 새우튀김, 계열과일 등 역시 2000원대가 많고 4000원대를 넘어가지 않는다.
“회전초밥은 비싼 음식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가격 부담이 있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거잖아요.”
그는 국내에서 초밥이 대중화되는 시점이 분명히 올 것이라고 호언 장담했다. 웰빙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 최근에는 몸짱 열풍이 불며 저칼로리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도 높아졌다. 실제로 최근 세계 육류소비는 증감률의 변동이 거의 없지만 해산물 소비의 경우 지난해만 50% 이상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회전초밥 브랜드의 성장이 정체된 이유를 ‘높은 가격’으로 본 것이다. 그는 활어는 국내산만을 사용하고 나머지 식재료는 일본에서 직접 최상품을 공수하는 시스템으로 원가율을 50%로 낮췄다. ‘균일가 1700원’의 비밀이다.
이 외에 재미있는 요소도 곳곳에 첨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터치 패널 자동주문’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고객은 수동적으로 컨베이어 위에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자유롭게 주문한다.
“회전초밥집에 가면 컨베이어 위에 같은 접시가 반복적으로 돌고 있고, 그러다 보면 음식도 바싹 말라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주문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재미를 느끼면서도, 주문이 들어간 뒤 갓 만들어낸 품질 좋은 음식을 대접하는 게 가장 큰 목적입니다.”
시스템이 잘 받쳐져 있으니 최 대표도 자신만만하다. 1호점을 기점으로 2012년에는 6개 매장을, 오는 2018년까지 전국 80개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서비스의 표준화를 위해 모두 직영점으로 계획 중이다. 명실상부한 ‘1등 스시 브랜드’를 목표로 잡았다.
사진=류승희 기자
◆ ‘아웃백’ 신화, '스시로'로 잇는다
최 대표의 이 같은 자신감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1990년대 국내 외식산업계에서 패밀리레스토랑의 대중화를 이끈 주역이다.
20대 초반에 TGI 프라이데이스를 통해 외식산업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설립 이후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그때가 1998년. IMF 여파에 ‘비싼 음식’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던 패밀리 레스토랑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폐업 직전 상태였던 아웃백 1호점 점장을 떠맡은 그는, 1년 만에 매출 30억원을 달성하며 연 187%의 성장을 이끌어 냈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스테이크 같은 쇠고기를 즐기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낯설고 비싸다는 생각 때문에 어려운 거라고 판단한 거죠. 게다가 IMF 때였으니까요. 그래서 생각한 전략이 ‘고객이 오지 않으면, 내가 찾아가자’ 였어요. VIP들을 모시고 기차 여행을 기획해 우리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고 새벽에는 라면도 팔았어요. 쉴새 없이 이벤트를 기획하고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갔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한 덕에 매출은 조금씩 좋아졌다. 그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서라도 쉴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외식산업의 성공에 있어 ‘직원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지 않으면 고객에게 좋은 외식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종업원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이잖아요. 아르바이트생이 점장과 같은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진 않거든요. 아르바이트생이 주인의식을 갖고 손님들을 대할 때, 성공의 길이 열리는거죠.”
그는 철저할 정도로 직원교육에 매달렸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 달에 한번 시험을 보며 교육을 시킨 통에 “제발 시험 좀 그만 보면 안되냐?”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러나 직원들을 닦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르바이트 생에게도 성과에 따라 승진 기회를 부여하고, 여느 대기업 못지 않을 만큼 연봉 수준도 높였다.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첫 단추가 직원이라면 이 직원들을 제대로 대접해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직원과 고객, 회사의 삼각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어느 한쪽의 입장에 치우쳐서도 안 된다. 이들이 균형을 맞추어 움직일 때, 기분 좋은 선순환이 생겨나게 되고 자연스레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스테이크와 회전초밥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말해요. 하지만 외식산업의 기본은 모두 같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맛과 서비스. 그거면 소비자들은 진정성에 반응을 하니까요. 낯설었던 패밀리레스토랑을 지금은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것처럼, 문턱 높은 회전초밥집도 이제 스시로 덕분에 문턱이 낮아질 겁니다.”
일본 최대 회전 초밥 전문브랜드 ‘스시로’가 국내에 상륙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 파고다 건물에 터를 잡고 지난 2일 1호점의 문을 열었다.
스시로는 현재 일본에서 308개의 매장을 직영하고 있는 일본 최대 규모 회천 초밥 전문브랜드다. 지난해 연 매출만 하더라도 약 1조1000억, 연간 방문 고객은 1억 명에 달한다. 한국에 첫선을 보인 스시로는 일본 본사인 ‘아킨도스시로’에서 100% 투자를 받아 지난 2월 설립한 스시로 코리아에서 운영한다.
그런데 이 스시로 코리아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의 이력이 독특하다.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중화를 이끌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의 CEO를 역임했던 최세철 대표다.
◆ 균일가 1700원, 스시의 대중화 선언
균일가 1700원. 회전초밥 전문점이라면 접시마다 가격을 달리하는 게 익숙하다. 하지만 이곳에선 접시 색깔이나 초밥의 종류에 따른 가격 차이가 없다. 모두 같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생맥주나 새우튀김, 계열과일 등 역시 2000원대가 많고 4000원대를 넘어가지 않는다.
“회전초밥은 비싼 음식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가격 부담이 있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거잖아요.”
그는 국내에서 초밥이 대중화되는 시점이 분명히 올 것이라고 호언 장담했다. 웰빙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 최근에는 몸짱 열풍이 불며 저칼로리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도 높아졌다. 실제로 최근 세계 육류소비는 증감률의 변동이 거의 없지만 해산물 소비의 경우 지난해만 50% 이상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회전초밥 브랜드의 성장이 정체된 이유를 ‘높은 가격’으로 본 것이다. 그는 활어는 국내산만을 사용하고 나머지 식재료는 일본에서 직접 최상품을 공수하는 시스템으로 원가율을 50%로 낮췄다. ‘균일가 1700원’의 비밀이다.
이 외에 재미있는 요소도 곳곳에 첨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터치 패널 자동주문’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고객은 수동적으로 컨베이어 위에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자유롭게 주문한다.
“회전초밥집에 가면 컨베이어 위에 같은 접시가 반복적으로 돌고 있고, 그러다 보면 음식도 바싹 말라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주문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재미를 느끼면서도, 주문이 들어간 뒤 갓 만들어낸 품질 좋은 음식을 대접하는 게 가장 큰 목적입니다.”
시스템이 잘 받쳐져 있으니 최 대표도 자신만만하다. 1호점을 기점으로 2012년에는 6개 매장을, 오는 2018년까지 전국 80개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서비스의 표준화를 위해 모두 직영점으로 계획 중이다. 명실상부한 ‘1등 스시 브랜드’를 목표로 잡았다.
![]() |
사진=류승희 기자
◆ ‘아웃백’ 신화, '스시로'로 잇는다
최 대표의 이 같은 자신감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1990년대 국내 외식산업계에서 패밀리레스토랑의 대중화를 이끈 주역이다.
20대 초반에 TGI 프라이데이스를 통해 외식산업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설립 이후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그때가 1998년. IMF 여파에 ‘비싼 음식’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던 패밀리 레스토랑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폐업 직전 상태였던 아웃백 1호점 점장을 떠맡은 그는, 1년 만에 매출 30억원을 달성하며 연 187%의 성장을 이끌어 냈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스테이크 같은 쇠고기를 즐기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낯설고 비싸다는 생각 때문에 어려운 거라고 판단한 거죠. 게다가 IMF 때였으니까요. 그래서 생각한 전략이 ‘고객이 오지 않으면, 내가 찾아가자’ 였어요. VIP들을 모시고 기차 여행을 기획해 우리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고 새벽에는 라면도 팔았어요. 쉴새 없이 이벤트를 기획하고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갔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한 덕에 매출은 조금씩 좋아졌다. 그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서라도 쉴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외식산업의 성공에 있어 ‘직원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지 않으면 고객에게 좋은 외식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종업원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이잖아요. 아르바이트생이 점장과 같은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진 않거든요. 아르바이트생이 주인의식을 갖고 손님들을 대할 때, 성공의 길이 열리는거죠.”
그는 철저할 정도로 직원교육에 매달렸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 달에 한번 시험을 보며 교육을 시킨 통에 “제발 시험 좀 그만 보면 안되냐?”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러나 직원들을 닦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르바이트 생에게도 성과에 따라 승진 기회를 부여하고, 여느 대기업 못지 않을 만큼 연봉 수준도 높였다.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첫 단추가 직원이라면 이 직원들을 제대로 대접해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직원과 고객, 회사의 삼각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어느 한쪽의 입장에 치우쳐서도 안 된다. 이들이 균형을 맞추어 움직일 때, 기분 좋은 선순환이 생겨나게 되고 자연스레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스테이크와 회전초밥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말해요. 하지만 외식산업의 기본은 모두 같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맛과 서비스. 그거면 소비자들은 진정성에 반응을 하니까요. 낯설었던 패밀리레스토랑을 지금은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것처럼, 문턱 높은 회전초밥집도 이제 스시로 덕분에 문턱이 낮아질 겁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