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1851. 3일과 4일에는 각각 1867과 1874로 마감하며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7월 들어서도 증시가 강한 상승을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증시전문가들은 올 여름 안도랠리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세에 편승하면서 투자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본격적으로 어닝시즌에 접어든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한 전반적인 글로벌경제의 둔화를 고려하면 어닝시즌에 거는 기대도 그다지 크지 않다. 결국 2분기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업종과 종목을 어느 때보다 신중히 선별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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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보다 우려가 큰 2분기 어닝시즌

현 시장상황은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보다 우려감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이다. 일단 7월 주식시장은 상방 리스크(upside risk)와 하방 리스크(downside risk)가 공존하는 시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기업이익 하향과 경기둔화 등은 해결해야 될 과제"라며 "7월 중순 시작되는 어닝시즌을 앞두고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밝혔다.

재정 절벽(fiscal cliff: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 논쟁과 함께 미국 CEO들의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데다 S&P500 기업들의 2분기 이익 추정치도 낮아지고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경기둔화가 부각된다면 코스피 박스권 탈피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유가 하락이 가처분소득 증가와 설비 및 재고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사이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국 주택지표는 바닥을 확인하며 나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문희 NH농협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진입할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중국 및 미국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제의 부진으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래도 어닝시즌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업종이나 종목을 잘 선별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시즌에 진입하면서 종목별 실적 민감도가 더욱 커지고 차별적인 주가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조정세를 이어가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1분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마저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극심했던 글로벌 경기 및 유럽발 불확실성이 실적전망에 반영되고 있어서다.

이 연구원은 "다행스러운 점은 2분기 영업이익 개선업종 수는 9개로, 지난 1분기 7개보다 늘어날 것으로 분석돼 업종 및 종목별 트레이딩 여건이 일부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결국 2분기 어닝시즌이 가까워 올수록 차별적인 실적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는 업종 및 종목들을 중심으로 트레이딩 전략을 강화해 나갈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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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기 어닝시즌에 주목해야 할 업종은

이경민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차별적인 실적개선세(2분기와 2012년 모두)를 보이고 있는 업종 ▲가격메리트와 함께 향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는 업종 모두에 주목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권했다.

우선 2분기 영업이익과 2012년 연간 영업이익 개선세가 차별적인 업종으로는 소비자서비스, 자동차/부품, 제약/바이오, 보험 등이 꼽힌다. 이 연구원은 "자동차/부품, 보험 업종은 중기 가격메리트가 유효하고, 2분기 이후 영업이익도 레벌업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면 소비자서비스, 제약/바이오는 가격조정 시 비중확대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가격메리트가 큰 업종 중 3~4분기 영업이익이 레벨 업되고, 2012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업종은 반도체, 은행, 조선 등이다. 이 연구원은 "이들 업종은 가격메리트 중심의 트레이딩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코스피 1850~1900선 전후에서 단기 매매전략에 가장 적합한 업종"이라고 전망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측면에서 자동차 업종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곽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선별한 148개 기업들의 분기별 순이익을 합산하면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해서 올 3분기까지 지속적인 증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업종별로 살펴보면 2분기 전체 이익의 큰 변화는 없는 가운데 음식료, IT, 자동차가 실적 개선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기계, 증권, 정유, 화학 업종은 순이익이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음식료와 IT의 경우 최근 실적 하향 조정 폭이 크기 때문에 2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실적 측면에서는 자동차가 우선적인 관심 대상이라는 게 곽 연구원의 견해다. 그는 "따라서 파업 우려 등에 따른 단기불확실성을 오히려 진입의 기회로 삼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문희 연구원은 "주요 기업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조5000억원으로 지난 4월 말 대비 4.2% 하향조정됐다"며 "에너지, 화학, 운송, 디스플레이 업종의 이익 하향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발 재정위기, 글로벌 경제 둔화 등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하향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어닝시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으므로 이익모멘텀을 보유한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