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지금 사서 연말까지 묻어둬라
SKT·KT&G 등 유망… 직접 투자 부담스럽다면 '배당주펀드'
심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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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수원에 사는 회사원 김모씨(43)는 지난 7일 여름 휴가비로 평소 거래하던 A증권사에서 SK텔레콤 주식을 샀다. 지난해 이맘때 지인의 소개로 이 주식을 샀다가 쏠쏠한 재미를 봤던 기억 때문이다.
여름에 사두고 잊고 있었던 주식에 연말 배당금이 들어오면서 아내 앞에서 제법 큰소리를 칠 수 있었다. 김씨는 "올해도 일단 묻어두고 기다릴 생각"이라며 "은행 금리 때문에 고민하는 주위 동료에게 잊지 않고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은행금리 3%대, 저축은행 금리 4%대의 초저금리 시대의 한 단면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증시마저 부진을 이어가면서 연말 수익이 보장된 배당주의 안정성이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전문가 사이에선 "저축은행 추가금리 1%에 매달릴 요량이면 배당주에 묻어두라"는 조언이 나온다.
◆투자시점은 8월이 제격
시기상으로 8월은 배당주 투자의 적기다. 배당주는 연초 약세를 보이다 연말 배당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여름부터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배당 연속성을 보유하고 있는 배당주로 구성된 지수는 8월부터 코스피 수익률을 앞선다. 연말 배당 지급 직후인 1~3월에는 코스피 수익률보다 3~4%포인트가량 낮다가 4~6월에 수익률 차이를 0.1~0.3%포인트로 줄이고 8월부터는 코스피 수익률을 넘어서는 흐름이다.
한가지 더 눈여겨볼 것은 9월을 꼭지로 오른 배당주 주가가 4분기부터는 코스피 수익률에 뒤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2010년과 2011년 하반기 월간 배당주 수익률을 코스피와 비교해보면 10월 이후에는 대체로 코스피 수익률을 밑돈다. 배당이 이뤄지는 12월 수익률은 2010년에는 코스피 대비 2.4%포인트, 2011년에는 1.7%포인트를 각각 밑돌았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이 되면 배당에 대한 정보가 반영되면서 연중 최고 주가상승률을 보이다가 연말 배당주를 찾는 수요가 늘면 차익실현 심리가 작용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배당주 투자는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8월이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주식보다 낫네…어떤 종목 고를까
배당주를 고를 때 중요한 점은 두가지다. 먼저 연말에 현재 예상 만큼의 배당금을 줄 것이냐를 보고 다음으로 주가가 떨어져 배당 이상으로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테면 배당수익률 7%를 기대하고 SK텔레콤을 샀는데 연말까지 주가가 7% 이상 떨어지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는 얘기다. 연말까지 주가가 5%만 떨어졌어도 실제 배당수익률이 기대보다 낮은 4%대에 그칠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올해는 특히 유로존의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적잖다"며 "배당수익뿐 아니라 주가하락에 따른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서 ▲지난 5년 동안 연말 배당을 지속적으로 지급했는지 ▲올해 연간 순이익 흑자가 예상되는지 ▲배당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개선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과거와 달리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면서 기업이익의 안정적인 성장성도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김 부장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는 단순히 과거에 고배당주였다는 것만으로 투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순이익과 주가를 비교해보면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의 주가는 하반기 들어 12.8% 상승했지만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감소한 기업의 주가는 평균 12.6% 하락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3.5% 이상이면서 하반기 순이익이 상반기와 지난해 하반기 대비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 SK텔레콤·현대해상·KT&G·GKL·휴켐스 등을 꼽았다. 전통의 배당주인 SK텔레콤의 경우 하반기 예상 순이익이 상반기보다 37.8% 증가할 전망인 데다 배당수익률도 7.0%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신영증권은 주가변동성 위험과 안정적인 배당의 지속성을 감안할 때 리노공업·파라다이스·KT&G·GS홈쇼핑·LIG손해보험·세아베스틸·청담러닝·종근당 등이 유망 배당주라고 밝혔다. 이밖에 메가스터디·한라건설·동국제강·기업은행·우진·S-OIL 등도 증권사들이 꼽는 매력적인 배당주로 거론된다.
◆전문가에 맡기는 것도 방법
직접 투자가 망설여진다면 배당주펀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주에 집중 투자해 주가 수익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지만 증시 상승기에 투자 수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국내 46개 배당주 펀드(운용 펀드 기준)의 평균 수익률은 -3%대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을 밑돈다. 배당주 주가 수익률이 2분기까지는 코스피 대비 약세라는 점과 일치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최근 3개월 동안 배당주 펀드에 7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자금이 유입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고 이 기간이 길어진다고 가정하면 주가 등락에 따른 영향이 큰 일반 성장형 주식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당주 펀드가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지금처럼 주가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배당주펀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 변동성이 낮아 투자 위험성이 크지 않다"며 "하반기에는 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여름에 사두고 잊고 있었던 주식에 연말 배당금이 들어오면서 아내 앞에서 제법 큰소리를 칠 수 있었다. 김씨는 "올해도 일단 묻어두고 기다릴 생각"이라며 "은행 금리 때문에 고민하는 주위 동료에게 잊지 않고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은행금리 3%대, 저축은행 금리 4%대의 초저금리 시대의 한 단면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증시마저 부진을 이어가면서 연말 수익이 보장된 배당주의 안정성이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전문가 사이에선 "저축은행 추가금리 1%에 매달릴 요량이면 배당주에 묻어두라"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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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시점은 8월이 제격
시기상으로 8월은 배당주 투자의 적기다. 배당주는 연초 약세를 보이다 연말 배당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여름부터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배당 연속성을 보유하고 있는 배당주로 구성된 지수는 8월부터 코스피 수익률을 앞선다. 연말 배당 지급 직후인 1~3월에는 코스피 수익률보다 3~4%포인트가량 낮다가 4~6월에 수익률 차이를 0.1~0.3%포인트로 줄이고 8월부터는 코스피 수익률을 넘어서는 흐름이다.
한가지 더 눈여겨볼 것은 9월을 꼭지로 오른 배당주 주가가 4분기부터는 코스피 수익률에 뒤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2010년과 2011년 하반기 월간 배당주 수익률을 코스피와 비교해보면 10월 이후에는 대체로 코스피 수익률을 밑돈다. 배당이 이뤄지는 12월 수익률은 2010년에는 코스피 대비 2.4%포인트, 2011년에는 1.7%포인트를 각각 밑돌았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이 되면 배당에 대한 정보가 반영되면서 연중 최고 주가상승률을 보이다가 연말 배당주를 찾는 수요가 늘면 차익실현 심리가 작용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배당주 투자는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8월이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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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주식보다 낫네…어떤 종목 고를까
배당주를 고를 때 중요한 점은 두가지다. 먼저 연말에 현재 예상 만큼의 배당금을 줄 것이냐를 보고 다음으로 주가가 떨어져 배당 이상으로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테면 배당수익률 7%를 기대하고 SK텔레콤을 샀는데 연말까지 주가가 7% 이상 떨어지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는 얘기다. 연말까지 주가가 5%만 떨어졌어도 실제 배당수익률이 기대보다 낮은 4%대에 그칠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올해는 특히 유로존의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적잖다"며 "배당수익뿐 아니라 주가하락에 따른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서 ▲지난 5년 동안 연말 배당을 지속적으로 지급했는지 ▲올해 연간 순이익 흑자가 예상되는지 ▲배당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개선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과거와 달리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면서 기업이익의 안정적인 성장성도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김 부장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는 단순히 과거에 고배당주였다는 것만으로 투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순이익과 주가를 비교해보면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의 주가는 하반기 들어 12.8% 상승했지만 상반기보다 순이익이 감소한 기업의 주가는 평균 12.6% 하락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3.5% 이상이면서 하반기 순이익이 상반기와 지난해 하반기 대비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 SK텔레콤·현대해상·KT&G·GKL·휴켐스 등을 꼽았다. 전통의 배당주인 SK텔레콤의 경우 하반기 예상 순이익이 상반기보다 37.8% 증가할 전망인 데다 배당수익률도 7.0%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신영증권은 주가변동성 위험과 안정적인 배당의 지속성을 감안할 때 리노공업·파라다이스·KT&G·GS홈쇼핑·LIG손해보험·세아베스틸·청담러닝·종근당 등이 유망 배당주라고 밝혔다. 이밖에 메가스터디·한라건설·동국제강·기업은행·우진·S-OIL 등도 증권사들이 꼽는 매력적인 배당주로 거론된다.
◆전문가에 맡기는 것도 방법
직접 투자가 망설여진다면 배당주펀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주에 집중 투자해 주가 수익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지만 증시 상승기에 투자 수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국내 46개 배당주 펀드(운용 펀드 기준)의 평균 수익률은 -3%대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을 밑돈다. 배당주 주가 수익률이 2분기까지는 코스피 대비 약세라는 점과 일치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최근 3개월 동안 배당주 펀드에 7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에서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자금이 유입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고 이 기간이 길어진다고 가정하면 주가 등락에 따른 영향이 큰 일반 성장형 주식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당주 펀드가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지금처럼 주가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배당주펀드는 상대적으로 수익률 변동성이 낮아 투자 위험성이 크지 않다"며 "하반기에는 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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