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터스. 아마 만화 뽀빠이를 접해본 이들이라면 기억하고 있을법하다. 올리브를 차지하고자 뽀빠이를 상대로 맞서 싸운 털보 선장이다. 매번 뽀빠이의 잔꾀에 넘어가 패하는 악당으로 비춰졌지만 한편으로 그는 꾀 모르는 우직한 순정남의 상징이기도 하다.

서울 소월로 길목에 자리한 '부르터스' 역시 그렇다. 마치 올리브에게 순정을 바친 브루터스처럼 한없이 퍼주고 싶은 마음으로 꾸밈없고 진솔하게 손님을 맞이한다. 매장은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보일 정도의 규모인 데다가 주방이 트여있어 생동감 있고 쾌활한 분위기다. 더군다나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번잡함이 없는 이 거리는 느즈막한 오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사진_류승희 기자
사진_류승희 기자

 
사진_류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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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의 오너이기도 한 유성남 셰프의 특기를 살려 구성된 메뉴들은 이탈리안·프렌치를 기본으로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꼭 맛봐야 하는 메뉴는 단연 스테이크. 메뉴를 보면 1, 3, 5, 7 그리고 M시리즈까지 마치 모 자동차 브랜드처럼 종류에 따라 이름이 붙여졌다.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3시리즈나 5시리즈다.

3시리즈는 안심, 등심, 채끝 세가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메뉴인데 가격 또한 착하다. 5시리즈는 여기에 식사메뉴와 디저트가 추가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부위별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으니 더없이 반가운 메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양은 120g으로 나오니 부족함이 없다. 허나 뭔가 모를 아쉬움이 느껴진다면 원하는 부위를 40g 추가할 수 있는 1시리즈도 있으니 참고할 것.

가격이 너무 착하다 보니 고기의 원산지가 의문일 수도 있지만 브루터스는 청주 지역의 초정 한우를 공수해온다. 그것도 한우 1++등급의 암소만을 취급한다.

스테이크 메뉴 외에도 스낵이나 샐러드, 파스타, 빠에야 등 종류가 다양하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태리식 육회 파스타 역시 이번에 새롭게 준비한 메뉴다. 고추양념과 참기름으로 맛을 내는 기존 한식형 육회와는 달리 올리브오일, 케이퍼, 피클 등이 들어간 이태리 스타일로 보다 산뜻하고 덜 자극적인 맛이다. 이것을 마늘과 올리브오일로 맛을 낸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와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음식들은 와인과도 잘 어울리는데 이곳에서는 쉬이 접해볼 수 없었던 부티크 와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부티크 와인은 주로 남아공이나 칠레 등에서 들여오는데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와인 명지 못지않게 품질이 좋고 가격 거품이 없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평일에는 저녁에만 문을 열지만 토요일 오전에는 브런치를 즐길 수 있도록 투뿔한우로 만든 햄버거 스테이크나 부르터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소월파이 등이 마련돼 있다. 또 일요일을 제하고 매일 밤 10시부터는 와인 바로 변신해 한껏 무르익은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위치 녹사평역 사거리에서 남산2·3호 터널방면, 녹사평대로 따라서 약 900m 직진한 뒤 남산3호터널 교차로에서 소월길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100m 전방
메뉴 3시리즈 3만9000원, 5시리즈 5만9000원, 이태리식육회파스타 2만1000원, 오븐에서 구운 마카로니치즈 8000원, 수제 티라미수 범벅 1만1000원
영업시간 (평일)18:00~24:00, (토요일)11:30~15:00, 18:00~24:00, 일요일은 휴무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