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긴급 운영자금 4000억원을 추가 요청해 채권단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6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 받은 STX조선해양이 다시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23일 채권단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오는 2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에 긴급자금 지원 요청안에 대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다만 채권단 소속 금융 관계자들은 현재까지는 “아직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STX가 자율협약 후 채권단을 자기네 금고 정도로 생각하는 거 같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일부 은행들이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안 좋은데다, 이달 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까지 인하돼 경영상 애로사항이 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내세워 STX에 자금 지원을 독려하는 정부에 대한 반감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 등 채권단은 올해 4∼5월에만 STX조선해양 6000억원, ㈜STX 3000억원을 지원했다. 또한 조만간 STX중공업, STX엔진 자율협약에 대한 동의서 접수가 완료되면 두 회사에 1900억원을 지원해야 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다가오는 설명회에서는 긴급 지원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쓰일지 따져볼 것”이라며 “실사 결과 STX조선해양의 회생 가능성이 높으면 이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