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전경
위례신도시 전경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 최대화두인 위례신도시에 뛰어든 업체들이 연이어 '청약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당초 '중대형주의보'를 낳을 정도로 우려도 컸던 만큼 위례신도시의 선전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하반기 후발주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위례신도시에 청약 열풍이 부는 것은 반갑지만 대기수요의 감소와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 등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 하반기에 의외로 청약성적이 좋지 못할 경우 심리적 타격은 더 심할 수 있다.

과연 하반기에도 위례신도시가 연타석 청약 대박의 홈런을 이어갈 수 있을까. 상반기 위례신도시 청약의 성공원인을 분석해보고 추후 이어질 분양단지들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봤다.
 
◆상반기 위례 기상도 '대략 쾌청'

지난 5월 선두로 나선 현대엠코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데 이어 6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모두 전평형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같은 날 동시에 청약을 받으며 이른바 '분양대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업계 1·2위간의 경쟁이 결국 '윈윈'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26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위례신도시에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와 '위례 힐스테이트'는 각각 평균 27.47대 1, 11.0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두 브랜드 아파트 모두 하루 만에 1순위에서 마감되는 기쁨을 맛봤다.

래미안 위례신도시는 368가구 모집(특별공급 42가구 제외)에 1만110명이 접수했다. 삼성물산이 자체사업으로 특별히 공을 들였던 테라스하우스와 펜트하우스는 희소가치와 상품성을 높게 평가받으며 대부분 100대 1을 웃도는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테라스하우스(전용면적 99~124㎡)는 24가구 모집에 3082명의 청약자가 몰려 128.42대 1, 펜트하우스(전용 131~134㎡)는 5가구 모집에 484명이 접수해 96.8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특히 단 2가구만 분양됐던 99㎡ 테라스하우스 타입의 경우 758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무려 379대 1이라는 자체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위례신도시의 특화구역인 휴먼링 안에 위치하면서 창곡천 조망까지 가능한 쾌적한 입지가 고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래미안 위례신도시에 보내준 고객들의 큰 관심을 성실한 책임시공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래미안 위례신도시 조감도
래미안 위례신도시 조감도

◆입지·브랜드·상품 3박자 맞아떨어져

위례 힐스테이트는 일반공급 580가구 모집에 6399건이 몰렸다. 이 중 99㎡A주택형의 경우 61가구 모집에 2179명이 접수해 35.7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99㎡B도 62가구 모집에 999명이 청약을 신청해 16.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과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평면, 역세권을 갖춘 입지적인 장점 등을 성공적인 청약 이유로 분석했다.

김지한 현대건설 분양소장은 "판교에서 이어지는 소비자의 관심과 함께 역세권 입지 등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위례신도시가 최고의 신도시가 될 수 있도록 명품아파트를 지어 소비자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나마 삼성물산의 높은 청약경쟁률 스코어에 비교되는데 대해서도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래미안의 청약률과 비교해서 힐스테이트의 성공을 깎아내리는 것은 무리"라며 "중복청약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좋은 반응을 서로 불러일으킨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4·1 부동산 대책에 따라 민간 중대형아파트에 대한 청약가점제가 폐지되면서 100% 추첨제로 공급된 점을 위례신도시 청약 대박의 이유로 꼽고 있다. 가점이 낮은 사람도 좋은 동호수에 당첨될 확률이 높아지게 되고, 더불어 주택을 보유한 유주택자도 1순위로 청약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청약통장을 아껴둔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것이다.

두 아파트 모두 브랜드 파워와 함께 입지 면에서도 단연 앞섰다는 평이다. 다양한 타입을 제시한 것도 적중했다. 현대건설은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45가지 평면을 선보였으며, 삼성물산은 18가지 평면을 공급했다.

강남권에 비해 저렴한 분양가도 수요자들의 발길을 끄는데 주효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힐스테이트와 래미안이 각각 1698만원, 1718만원 수준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두 아파트 모두 강남권의 유일한 신도시라는 점과 브랜드, 상품성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것이 수요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청약가점제 축소 등 규제완화를 틈타 분양가와 입지여건이 우수한 사업장으로 분양시장의 교체수요가 몰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위례 힐스테이트 조감도
위례 힐스테이트 조감도

◆하반기 연타석 홈런 가능할까

하지만 상반기 위례신도시의 청약 대박 열풍이 하반기까지 고스란히 이어질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물량이 아직 상당히 많이 남았는데 대기수요가 충분할지는 의문"이라며 "7월부터 취득세 감면혜택이 종료되고 '거래절벽'이 현실화되면 제 아무리 위례신도시라도 다시 침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분양대기 중인 업체들이 상반기 동안 유례없는 청약성적을 거둔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의외로 청약성적이 좋지 못할 경우 체감하는 충격은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입지에 따라서도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위례 1·2차 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를 오는 9월과 11월에 각각 선보이며, 포스코건설도 9월 주상복합아파트 '와이즈 더샵' 390가구를 분양한다. 이들 모두 행정구역상 서울 송파구로 분류된다. 송파구 특성상 학군 수요가 대거 몰릴 가능성이 높다. 공급물량도 50% 이상이 중소형이어서 양도세 면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반면 10월 대우건설이 분양 예정인 신도시2차푸르지오는 성남시로, 신도시3차푸르지오는 하남시로 분류된다. 강남과 가까우면서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올 하반기 위례신도시에는 곧 5000여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위례신도시가 하반기에도 청약 대박의 신화를 써내려가면서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2차 분양대전을 예고 중인 나머지 빅브랜드 업체들간의 청약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