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다이어트 광풍'
다이어트 권하는 사회/ '파죽지세' 다이어트시장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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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BS스페셜 <끼니반란>에서 소개한 '간헐적 단식'이 유행이다. 일주일에 두번 이상 16~24시간가량 단식을 하고 나머지 시간엔 마음껏 음식을 먹는 방법인데, 다이어트 효과가 알려지면서 이 단식의 행렬에 동참한 이들이 적지 않다.
'디톡스 다이어트'도 요즘 뜨는 방식이다. 몸속 독소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는 레몬이나 메이플 시럽 등을 복용해 살을 빼는 경우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정신적인 '힐링'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오며 최근 관련상품 출시가 부쩍 늘었다.
국내 다이어트시장이 꺾일 줄 모르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S라인 몸매'나 'V라인 턱선' 등 지금껏 무더운 여름을 전후해 다이어트 열풍은 자연스레 불어왔다. 하지만 불황과 호황의 경계를 넘나들기라도 하듯 최근 몇년 간 다이어트 산업은 경기의 영향 범위를 완전히 벗어났다.
◆'다이어트 공화국'…연간 8조 시장
국내 다이어트시장 규모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선 대략 2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다이어트 관련 식품에서부터 운동기구, 비만클리닉, 비만 관리숍, 단식원, 비만 관련 도서, 비디오 등을 합한 규모다.
그러나 일각에선 연관시장까지 포함할 경우 이보다 4배 많은 8조원대 진입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이어트 의료 2조원, 헬스시설 2조5000억원, 다이어트식품 등 기타 연관산업이 3조2000억원을 차지할 것이란 계산에서다.
다이어트 관련 기업의 한 임원은 "한국은 미국 다이어트시장의 10분의 1 규모로 보여진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마켓데이터엔터프라이즈가 조사한 결과 미국 다이어트시장이 80조원 가까이 됐으니 한국은 8조원 정도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매년 다이어트시장은 5~10%씩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단적으로 다이어트 관련 도서만 해도 5년 전에 비해 58%나 성장했다"며 다이어트시장의 성장세를 강조했다.
시장규모에 대한 차이는 있지만 국내 다이어트시장의 활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비만이 범사회적인 이슈로 계속 부각되고 있어서다.
실제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일반적인 잣대로 체질량지수(BMI)가 꼽히는데, 이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한국의 비만인구는 138만명 정도로 파악된다. 과체중 인구 755만명까지 포함할 경우 잠재적인 비만인구는 890만여명이 된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30 이상일 때를 '비만', 25~30일 경우 '과체중' 상태로 분류한다.
이와 관련 이승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10년간 한국의 비만인구비율이 1.5배 증가했다"며 "특히 40~60세 중년 남성의 과체중 이상 비율은 4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마케팅전 '후끈'…유통가 할인상품 '봇물'
다이어트산업의 활황 분위기는 시장에 출시된 관련 제품들의 성장세를 통해 가장 확연히 드러난다. 앞서 언급했던 '디톡스 다이어트'만 해도 유통가에서 관련상품들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의 올 상반기 레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4%나 늘었다. 다이어트 수요가 높아지는 6~7월에만 레몬 판매량 신장세가 60%선까지 치솟았다. 홈쇼핑 채널 GS샵도 '황신혜의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가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명 '마녀수프'로 알려진 해독주스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해독주스는 양배추와 토마토, 당근, 사과 등 독소 배출에 도움을 주는 채소나 과일을 끓이거나 곱게 갈아 마시는 것으로 최근 양배추, 토마토 등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 상반기 양배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나 올랐고, 롯데마트도 토마토의 7월 매출이 전월대비 17.3%나 늘었다.
이 같은 다이어트제품의 상승세는 유통업체간 치열한 마케팅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셜커머스와 TV홈쇼핑업계 내 접전이 치열하다.
최근 위메프가 휴가철을 겨냥해 슬리밍(바르는 다이어트제품) 제품중 하나인 셀버너 제품을 정가보다 62%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자 티켓몬스터도 체형관리기 '슬림레이디'를 45% 다운된 가격에 내놨다.
홈쇼핑업계도 비슷하다. GS샵이 최근 다이어트식품인 '대상 다이어트303'(19만8000원)을 방송하자 같은날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도 일제히 '닥터아쿠아트리플샷'(17만8000원), '스위스 밀리터리 하이킹화+아쿠아슈즈 세트'(8만9000원), '이자녹스 바디슬리머'(7만9000원)를 편성하며 맞대응했다.
◆다이어트 '블루오션' 상품도 속속 안착
업체간 과열경쟁이 굳어지면서 일부에선 '블루오션' 영역을 찾아내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다이어트도시락시장이 대표적이다.
다이어트도시락업체 '런치포유'는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획득한 국내산 재료로 도시락을 만들어 월 평균 200%대의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끼를 다 먹어도 1000kcal가 넘지 않는 구성으로 낮은 칼로리지만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식단들로 꾸민 게 주효했다.
풀무원에서 운영하는 '잇슬림'도 1일 800~1200kcal의 저열량 다이어트식 메뉴로 도시락을 구성해 다이어트족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 '슬런치'의 경우 아침은 샐러드, 점심은 탄수화물, 저녁은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구성해 젊은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락과 함께 스마트폰 전문앱도 다이어트시장의 또 다른 틈새영역으로 꼽힌다. 전세계에서 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다이어트 전문앱 '눔 다이어트 코치'는 지난해 12월 한국어 버전 출시를 계기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건강 분야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자신의 운동시간과 소모한 칼로리를 입력할 수 있게 설계된 이 앱은 식단 조절과 운동에 대한 미션을 수행하면 자연스레 체중을 줄여주는 구성으로 각종 앱스토어의 상위에 랭크돼 있다.
'다이어트' 글자만 붙이면 대박?
다이어트 열풍은 '다이어트' 문자가 들어간 상표출원이 늘고 있는 현상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특허청에 따르면 음료, 옷 등 상품분야에서 '에스라인', '몸짱' 등 다이어트 관련 문자와 결합한 상표출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해마다 100여건씩 꾸준히 출원돼오던 다이어트 결합 상표출원이 2011년 203건, 2012년 222건, 2013년(5월말 기준) 119건으로 최근 들어 200% 이상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
출원된 주요 상표명에는 인기연예인 등의 이름을 인용한 ▲'혜은이 효소 다이어트' ▲'숀리 DIETKING' ▲'떡스 떡스 허준 다이어트 떡볶이' 등에서부터 다이어트의 절박함을 느끼게 하는 '다이어트워'(DIETWAR), '극단적 다이어트' 등도 있다.
다이어트 열풍은 '다이어트' 문자가 들어간 상표출원이 늘고 있는 현상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특허청에 따르면 음료, 옷 등 상품분야에서 '에스라인', '몸짱' 등 다이어트 관련 문자와 결합한 상표출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해마다 100여건씩 꾸준히 출원돼오던 다이어트 결합 상표출원이 2011년 203건, 2012년 222건, 2013년(5월말 기준) 119건으로 최근 들어 200% 이상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
출원된 주요 상표명에는 인기연예인 등의 이름을 인용한 ▲'혜은이 효소 다이어트' ▲'숀리 DIETKING' ▲'떡스 떡스 허준 다이어트 떡볶이' 등에서부터 다이어트의 절박함을 느끼게 하는 '다이어트워'(DIETWAR), '극단적 다이어트' 등도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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