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창업시장에서도 최근 웰빙·힐링 아이템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몇해 전부터 형성된 '잘 먹고 잘 살자'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된 덕이다.

직장 또는 가정 생활 속에서 쌓여가는 스트레스를 힐링으로 푸는 방법이 제시되면서 이 분야 창업 아이템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힐링에 대한 관심은 꺼지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외식업에 집중된 창업시장이 서비스업종으로 외연을 넓히는 시점에서 주고객 층이 원하는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 창업 아이템을 정하는 것이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웰빙은 기본, '힐링 메뉴' 추가요!

◆생활 전반에 부는 ‘힐링 서비스’

웰빙이 메가트렌드가 되면서 주거 공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건강을 위해 무공해 페인트로 실내 공간을 꾸미는 웰빙족이 신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현대인은 콘크리트, 벽지, 장판 등 화학재료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업계 자료에 따르면 시중에 나와 있는 페인트 제품들 속에는 석유화학수지, 벤젠, 톨루엔 등 각종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페인트 뿐만이 아니다. 합지나 실크 벽지 역시 아토피, 비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들 제품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급 페인트 전문점이 힐링 트렌드 속에서 인기다. 프리미엄 페인트전문점 '페인트박스'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해 월매출 1억원대를 올리고 있다.

페인트박스의 상품들은 가정용 친환경·천연 페인트를 취급해 인체에 유해한 화학성분이 거의 함유돼 있지 않거나 전무하다. 가격은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려는 트렌드를 타고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오존발생기 등 첨단장비를 이용해 미세먼지와 오염을 제거하는 ‘반딧불이’ 역시 친환경 창업으로 주목받는다. 일반 공기 청정제보다 시공 성능이 우수한 친환경 오존 생성 솔루션을 공급하는 실내환경전문업체로 볼 수 있다.

친환경 기술을 이용해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알레르기성 비염 등 환경질병을 예방하고 곰팡이, 진드기 등을 제거하는 토털 실내 환경 개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청소 관련 업종은 지금까지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3D 업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크리니트' 등 선진국형 통합건물청소관리업체가 등장하면서 이런 인식이 많이 변했다.

'크리니트'는 선진국에서 품질을 인정하는 약품과 장비, 선진국형 매뉴얼 등을 갖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최고 위생기업인 ‘더스킨’(DUSKIN)과 국내 로하스 선도기업인 ‘풀무원’이 합자해 만든 ‘풀무원 더스킨’도 주목받고 있다.

이 업체는 단순 청소대행업에서 식품위생관리와 실내 공기정화 서비스를 더한 ‘전문청소서비스’, 현장에 파견된 전문 인력이 매일 청소를 담당해주는 ‘정기청소서비스’, ‘더스킨렌털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크리니트 시공(왼쪽), 반딧불이 시공
크리니트 시공(왼쪽), 반딧불이 시공

에어트리트먼트(실내공기치유) 사업을 도입한 ‘아이센트’는 시간대별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주는 공기치료 서비스 뿐만 아니라 특정 브랜드와 매장 만의 독특한 향을 만들어 향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찌, 겐조 등의 고품격 향수원액을 이용해 호텔, 패션몰, 백화점 등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켰던 사례가 많다. 실제 미국 의류 브랜드인 ‘아베크롬비’에서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독특한 향기를 매장에서 분사한 결과 높은 매출 향상 효과를 누렸다고 한다.

'에코라이프'도 주목된다. 최근 친환경 그린 트렌드 확산에 맞춰 관리의 불편함을 최소화한 생태우렁이어항과 지렁이흙상자, 유기농실내정원 등 도시농업 유기농 키트 판매를 중심으로 유기농 먹거리 유통 및 판매와 '그린코디' 육성을 통한 도시농업 카운셀링을 결합한 신개념 서비스형 소매 업종을 탄생시켰다.

허인회 에코라이프 대표는 “에코라이프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그린코디'라는 신규 직업을 만들어 육성할 계획”이라면서 “그린 코디는 생활 속 친환경 실천을 위한 멘토로서 지역 단위 친환경 네트워크를 만드는 중심점으로 구상됐다”고 밝혔다.

◆외식업 분야에도 힐링

하루 스트레스를 지인들과 맥주 한 잔 곁들이면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맥주전문점도 등장했다.

‘통파이브’는 매장 벽면에 전시된 신인 작가의 미술작품을 소개해 쉼터 역할을 한다.

그 동안 도시락 하면 식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싸오거나 품질보다는 간편함을 위한 한 끼 식사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았다.

도시락 업계는 맛과 영양을 챙기면서 시간을 절약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도시락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프리미엄 양념을 사용하는 곳도 있고, 재료의 고급화·신선도를 강조하거나 요리사의 경쟁력을 이야기하는 곳도 있다.

레스토랑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립과 연어스테이크가 들어간 도시락 제품부터 ‘쌈’을 접목시킨 ‘웰빙 쌈 도시락’까지지 다양한 웰빙 요리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 ‘로가닉에프앤씨’가 만든 ‘쌈도락’은 산야초를 이용한 쌈 도시락과 훈제불고기 덮밥을 주력 메뉴로 내세우고 있는 웰빙 도시락전문점이다.

'쌈도락'을 운영하는 로가닉에프엔씨는 자연 그대로의 참먹거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슬로우 푸드를 현대인의 입맛과 성향에 맞춰 캐주얼화한 독자적인 음식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건강과 맛·간편함을 한 번에 접할 수 있는 메뉴구성이 특징으로 본사의 품질검수를 거친 산야초 속에 기름기 쏙 뺀 훈제 불고기가 가득 담긴 쌈도락의 메뉴는 ‘웰빙’을 넘어 ‘힐링’을 추구한다.

'본도시락' 역시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도시락을 통해 성장세를 이룬 대표적인 케이스다.

본도시락 메뉴는 1만원대 명품 도시락, 5000~6000원대 특선 도시락, 3000~4000원대 실속도시락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1만원대 명품도시락의 경우 황태채무침, 매실장아찌, 명란젓 등의 고급 반찬과 함께 후식 과일·생수까지 완벽하게 구성했다.

모든 메뉴는 다년간의 메뉴개발 경력을 가진 연구소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며 메뉴 및 반찬을 개발, 주간 단위로 반찬을 교체해 차별화된 맛과 영양을 제공한다.

웰빙 메가 트렌드 추세에 발맞춘 천연재료 사용도 붐이다. 고객들이 값을 더 주더라도 화학 조미료보다는 천연 조미료를, 화학 화장품보다는 천연 화장품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