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거나 구부릴수 있는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사진=머니투데이 DB)
휘거나 구부릴수 있는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사진=머니투데이 DB)


헬스케어와 함께 최대 수혜산업 예상… D램시장 판도까지 바뀔듯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면서 국내에도 웨어러블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시장이 2015년에는 55조원 규모로 확대되고, 5∼10년 후에는 휴대전화시장까지 잠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구글을 비롯해 애플, 삼성전자, 퀼컴 등 굵직한 글로벌기업들이 스마트워치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에 주목하는 만큼 관련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웨어러블은 사용자의 정보 접근성과 이동성을 높이는 무선통신기술, 하드웨어를 비롯해 사용자가 직접 착용해야 하는 제품 특성상 기술외적인 부분 등 다방면의 산업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OLED 기술력 보유한 LG디스플레이 유망

웨어러블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산업은 디스플레이다. 웨어러블 분야에서 사용자를 위한 출력 인터페이스 기술은 지금까지 디스플레이 위주로 발전됐다.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이동성과 핸즈프리 특성을 고려한 HMD(Head-Mounted Display)나 안경형 디스플레이가 주를 이룬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제는 몸이나 손목에 부착되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기어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사용되지 않아 다소 투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 출시될 스마트워치는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차세대 스마트워치는 디자인과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며 혁신적인 IT제품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모양 변형이 가능해 다양한 디자인을 소화할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채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대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생산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긍정적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OLED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시장이 확대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4.5세대(730㎜×920㎜) AP2 라인 중 일부를 플렉시블 파일럿 라인으로 가동 중이다. AP2 전체 라인은 원판 투입기준 월 7만5000장 수준이며, 이중 플렉시블 라인은 1만2000장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도 A2라인 내에 5.5세대(1300×1500㎜) 월 8000장의 원판을 투입할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워치 제조업체이자 대표적인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워치에는 D램과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 AP(Application Processor) 등 다양한 센서들이 탑재되는 만큼 웨어러블시장 확대가 삼성전자에 다방면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D램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의 점유율이 높아 이들의 생산능력 변화에 따라 전세계 D램 수급이 바뀐다. 지난 2분기 기준 전세계 D램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33%, SK하이닉스 30%, 마이크론 28.1%다.

이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을 갖춘 데다 D램과 낸드 플래시메모리, AP 등을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관련업체에 공급하면서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패션위크에 등장한 갤럭시 기어. 알렉산더 왕 패션쇼의 피날레를 장식한 슈퍼모델 에린 왓슨이 패션쇼를 준비하는 동안 ‘갤럭시 기어’를 사용하며 즐거워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뉴욕 패션위크에 등장한 갤럭시 기어. 알렉산더 왕 패션쇼의 피날레를 장식한 슈퍼모델 에린 왓슨이 패션쇼를 준비하는 동안 ‘갤럭시 기어’를 사용하며 즐거워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헬스케어산업에도 긍정적

웨어러블기기에 탑재되는 다양한 기능과 관련된 업종 역시 수혜가 기대된다.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통화, 문자, 음악, 메신저 기능뿐 아니라 스포츠와 헬스케어 기능까지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사용자의 성향이나 습관 같은 사용자의 데이터 확보를 통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헬스케어 기능이 가장 각광받고 있다.

헬스케어는 장소와 관계없이 실시간으로 생체신호를 수집하고 건강관리센터에 전송해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며, 신체에 이상이 있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IT와 BT 융합기술을 통해 홈 또는 모바일용 헬스케어시스템이 주를 이뤘으나 웨어러블 기기가 개발되면서 의류형 헬스케어 시스템이 나오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심장기능과 체온 등을 광섬유와 전도성 섬유로 모니터링하는 스마트셔츠가 개발됐다. 이 셔츠는 군인, 환자, 운동선수용으로 개발됐으며 건강상태와 위급상태를 체크해 이상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IT팀 관계자는 "착용성과 편의성을 제공하기 용이한 의류형 헬스케어시스템이 개발되면서 헬스케어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웨어러블로 인해 향후 헬스케어시장이 유무선을 통해 디바이스간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기술인 'M2M'(Machine to Machine) 방식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승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워치는 헬스케어플랫폼과 모든 스마트기기를 제어하는 '스마트 리모콘'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워치가 내구성 강화를 위해 사파이어 글라스와 방수용 무선충전기를 기본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기업인 한솔테크닉스와 사파이어테크놀로지도 웨어러블 수혜기업으로 거론된다.

또 갤럭시 기어 손목줄에 들어가는 버클 생산업체인 KH바텍, 부자재 및 방수 관련제품을 생산하는 서원인텍, 저화소용 카메라모듈 공급업체인 파트론 등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그러나 수혜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IT기기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고 있는 만큼 그전의 단일기능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시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디지털카메라나 MP3 관련 기업이 타격을 받아 사양산업화된 것처럼 웨어러블시장이 커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