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이 품질 및 안전성 검사가 완료된 시험시료의 일부를 직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2008년 12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진공청소기, 자전거, 의류 등 61종 1만2020점을 시험검사 시료로 구입하면서 약 9500만원을 집행했다.

소비자원은 이 기간에 구입한 시험검사 시료 중 52종 1만41점은 사용이 불가해 폐기 처분했으나, 진공청소기, 전기오븐 등 19 709점(전체 시료의 5.9%)에 대해서는 감정평가기관의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2012년 2월 내부 직원에게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시험용으로 사용된 유명 N사의 다운점퍼 32만원 짜리 제품을 6만6000원, S 자전거 51만5000원 제품을 9만7000원, 해외 D사의 진공청소기 98만5000원 제품을 20만3000원 등에 직원들에게 매각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시료는 가혹 조건에서 시험하기 때문에 대부분 파손돼 폐기 처분되지만, 사용 가능한 품목이더라도 정상적인 품질을 담보할 수 없고 이로 인한 안전사고 등이 우려돼 부득이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매각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이학영 의원의 지적에 따라 시료 처리 방식을 개선해 사용 가능한 제품에 대해서는 사회복지단체 기증 등 사회공헌 활동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품질검사 후 남은 시험시료를 보다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사회공익단체에 기증한다면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