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여심 뒤흔든 SK '패션 한류'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을 가다 Ⅲ중국편 - SK네트웍스 / 중국 패션가 접수한 오즈세컨, 비결은?
상하이(중국)=박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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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안다는 건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과 닮았다. 어떤 이는 중국을 무질서한 나라로, 어떤 이는 성장성만 보고 기회를 따르는 나라로, 또 어떤 이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으로 여기며 만지는 부위마다 다르게 해석한다.
중국에 대한 가장 큰 착오는 규모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기준 한국과 중국의 패션시장 규모는 각각 36조원과 300조원 정도로 10배 가까이 중국이 크다. 한국 패션시장이 연평균 3~4% 성장하는데 반해 중국은 매년 약 11%씩 오르고 있다. 올해도 중국은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런 중국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야심차게 상륙한 기업들이 상위권 성적표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중국시장은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리스크도 크다. 이런 여건에서 SK네트웍스 여성복 브랜드 오즈세컨의 선전은 모범적이다. 그것도 세계 경제의 중심지 상하이에서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김태순 SK네트웍스 중국 상하이 패션사업부 오즈세컨 브랜드사업팀장은 “중국시장은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일부만 보고 진출했다가 보따리를 싼 기업들이 상당하다”며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선 그들이 살아가는 생활방식과 성향을 이해하며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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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로잡은 3040 마케팅
오즈세컨은 지난 1997년부터 여성스러움에 위트를 가미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한국 패션 트렌드를 주도해 왔다. 이런 오즈세컨이 국내에서의 성공 전략을 과감히 바꾸며 2009년 1월 중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30대를 조준했던 주요 타깃층을 30~40대까지 확대했다. 중국에서 하위권 성적표를 손에 쥐고 눈물지은 기업들의 실패요인을 분석하며 구상한 전략이다.
오즈세컨은 30~40대 고객을 겨냥하며 중국시장에서의 포지션을 잡았다. 이들은 소수지만 순식간에 VVIP 고객으로 올라섰다. 전체 고객의 3.5% 정도인 VVIP는 25%의 매출을 이끌어 냈다. 자기체면 과시가 상당한 중국인들의 성향에 맞춰 고급스런 디자인을 정조준한 게 명중했다.
중국시장의 틈이 벌어지자 오즈세컨은 매장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개선을 통한 인프라 구축에 들어갔다.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는 한국 매뉴얼을 기본으로 하되 지역 성향에 따라 공략을 달리했다. 한국 매뉴얼은 글로벌 느낌을 살리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여기에 중국인의 성향에 맞춰 보완한 것. 소비자들의 반응은 단골고객 증가와 매출 상승으로 나타났다.
점장 및 직원들에 대한 교육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구성했다. 봄·여름과 가을·겨울 상품 정보, 트렌드 등을 주된 내용으로 다뤘다. 대점장 제도를 도입한 것도 주효했다. 대점장에게 일정 인센티브를 부여하자 점장들 사이에서의 경쟁이 고객 응대 수준의 질을 끌어 올렸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범 브랜드
오즈세컨은 철저한 유통망 조사를 통해 중국 내 유명 백화점을 선별해 입점했다. 상하이(上海) 신톈디(新天地) 매장으로 출발해 현재 70여개 단독 현지 매장을 운영 중이니 중국 고급 상권에는 대부분 입점한 셈이다. 특히 오즈세컨은 중국 내 고급 백화점 및 쇼핑몰에 입점한 여성복 브랜드 중에서 단연 인기가 돋보인다. 매출 1~2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매년 10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매출은 550억원을 넘어섰다.
오즈세컨은 중국 패션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범 브랜드로 꼽힌다. 중국 내 3위권 안에 드는 백화점인 항저우(杭州) 따샤(大厦)는 지난해 연간판매, 운영, 품질 등에 대한 종합 평가를 거쳐 ‘2012 브랜드상’을 수여했다. 샤넬, 까르띠에, 구찌 등과 위상을 나란히 한 것으로 국내 브랜드로는 오즈세컨이 유일하다. 또 상하이 메이롱쩐(梅龍鎭) 백화점에서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2012년에 ‘최고 판매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이 역시 국내 브랜드로는 첫 수상이며 3년 연속 또한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 오즈세컨 전체 판매량 4~5위를 유지하던 정저우(鄭州) 다니스 백화점 매장도 지난해 11월 중 하루 매출만 3억원을 올리는 등 급속 성장했다. 다니스 백화점 내에서도 오즈세컨 매출은 1등이었다. 2위는 MAX&CO(약 2억2000만원), 3위 LATTSE(약 1억8000만원), 4위 PORTS(약 1억4000만원) 순의 여성복 명품 브랜드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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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대하게 천천히 중국 1위 왕좌 오를 것"
- 김태순 중국 상하이 패션사업부 오즈세컨 브랜드사업팀장
지난 9월10일 상하이 창닝(長寧) SK네트웍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순 패션사업부 오즈세컨 브랜드사업팀장(43)은 내실 다지기를 강조했다.
“서양 사람들은 무조건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하는 성향이 짙습니다. 직장 동료라도 외국 사람이라면 화합
에 인색할 때가 있죠. 하지만 오즈세컨은 중국 직원들과의 소통 기회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김 팀장이 말하는 직원 화합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다. 한국 직원들이 중국 문화에 관심을 갖고 다가서자 현지 직원들도 마음을 열었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워크숍과 교환근무제 활성화로 서로 간의 벽은 허물어졌다. 직장 계급을 떼고 의견을 주고받는 캠미팅에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중국 직원들이 묵은 얘기들을 자연스레 꺼냈다.
“중국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훌륭한 업무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 직원과 중국 직원들 사이에 신뢰가 쌓이면서 소통의 문이 열린 거죠.”
중국 오즈세컨은 한달에 4번 이상 매장을 찾는 고객이 100명을 넘어선다. 전체 매장으로 따지면 1만명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는 내부 간 소통을 기반으로 한 오즈세컨의 전략이 큰 힘을 발휘한 것이라며 그는 성공적인 중국 진출 바탕을 풀어놨다.
“중국인들은 어떤 걸 서둘러야 할지, 어떤 걸 천천히 해야 할지에 대해 확실합니다. 그리고 오즈세컨은 중국 1위 브랜드 왕좌를 차지할 때까지 시간에 관대할 것입니다.”
- 김태순 중국 상하이 패션사업부 오즈세컨 브랜드사업팀장
지난 9월10일 상하이 창닝(長寧) SK네트웍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순 패션사업부 오즈세컨 브랜드사업팀장(43)은 내실 다지기를 강조했다.
“서양 사람들은 무조건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하는 성향이 짙습니다. 직장 동료라도 외국 사람이라면 화합
에 인색할 때가 있죠. 하지만 오즈세컨은 중국 직원들과의 소통 기회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김 팀장이 말하는 직원 화합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다. 한국 직원들이 중국 문화에 관심을 갖고 다가서자 현지 직원들도 마음을 열었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워크숍과 교환근무제 활성화로 서로 간의 벽은 허물어졌다. 직장 계급을 떼고 의견을 주고받는 캠미팅에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중국 직원들이 묵은 얘기들을 자연스레 꺼냈다.
“중국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훌륭한 업무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 직원과 중국 직원들 사이에 신뢰가 쌓이면서 소통의 문이 열린 거죠.”
중국 오즈세컨은 한달에 4번 이상 매장을 찾는 고객이 100명을 넘어선다. 전체 매장으로 따지면 1만명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는 내부 간 소통을 기반으로 한 오즈세컨의 전략이 큰 힘을 발휘한 것이라며 그는 성공적인 중국 진출 바탕을 풀어놨다.
“중국인들은 어떤 걸 서둘러야 할지, 어떤 걸 천천히 해야 할지에 대해 확실합니다. 그리고 오즈세컨은 중국 1위 브랜드 왕좌를 차지할 때까지 시간에 관대할 것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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