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에 '최고 공장' 일군 삼성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을 가다 Ⅱ중국편 - 삼성전기/ 삼성이 중국을 선택한 까닭 - 삼성전기 둥관법인의 중국진출 21년
둥관(중국)=박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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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중국 둥관법인은 올해로 21년째 성장을 이어가며 중국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
임직원 한마음으로 22년만에 둥관서 550배 매출 성장 신기원
중국 광둥성(廣東省) 광저우(廣州) 바이윈(白雲) 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1시간가량 이동해 둥관(東莞)에 들어섰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한국어로 된 음식점 간판들. 음식점에 들어가니 한국어가 능숙한 종업원도 있다. 종업원은 이곳에 한국기업이 많이 들어와 있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삼성전기는 이 지역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대표 기업이라며 반갑게 맞았다. 총 면적이 15만9868㎡에 달하는 둥관법인에는 약 42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공장이 차지하는 면적은 6만694㎡다.
둥관은 수출산업 발달에 따라 많은 외국기업이 진출해 있는 도시다. 2465㎢ 규모의 도시에 현재 2만3000여개 외국기업이 들어와 있어 약 960만명 인구 중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홍콩으로 가기 위해 육로든 해로든 둥관을 거쳐야 하는 지역 특색 때문이다. 둥관이 하이난(海南) 지방의 교통 요지이자 상업 및 산업 중심지로 성장한 것도 이 같은 조건을 지니고 있어서다.
과거 논밭으로 가득했던 둥관이 상업 및 산업도시로 성장하기까지는 삼성전기의 역할이 지대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1992년 중국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우수인력 확보에 주력했다. 지역의 장점을 살려 인근 홍콩을 통해 자재를 수입하고 제품을 수출하는 등 물류 이동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는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을 거듭하면서 둥관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내 세계공장' 둥관의 터줏대감
앞서 중국은 1992년 개방정책을 편 이후 광둥성 선전(深圳)을 특구로 삼았다. 당시에는 완구, 의류 등 경공업이 중심이었다. 이후 전자산업이 부상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홍콩과 가까운 지역 특색은 성장에 속도를 붙였다. ‘중국 내의 세계 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공장 수가 늘어났다. 중국 각지의 사람들도 이곳으로 몰렸다. 중국이 IT 메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둥관이 성장하기까지 삼성전기의 비중은 막대했다. 중국이 개방정책을 폈을 때 둥관은 해안도시라는 이점을 활용한 경제적 발전이 절실했다. 중국정부는 삼성전기에 다양한 혜택과 인프라 지원을 약속하며 손을 내밀었다. 중국의 잠재력에 일찌감치 눈을 뜬 삼성전기는 둥관을 대륙 진출의 포석으로 삼았다. 이후 삼성전기 둥관법인은 올해로 21년째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중국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그룹의 중국 첫 법인인 둥관법인은 설립 초기 TV, 오디오용 등 부품을 생산하며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1996년부터는 사업품목을 확대하며 중흥기를 맞이했다. 2003년에는 구조조정을 통한 재도약에 있어서도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파워(전원공급장치) 모듈, 모터, 다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회사의 핵심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 당시 200만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은 매년 50%에 가까운 성장을 거듭하면서 2006년 6억달러, 지난해 11억달러를 돌파했다. 1992년보다 550배나 증가한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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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중국 둥관법인 임직원들은 학습과 혁신을 통한 과학적 사고(MPQA)로 휴대전화, TV, 노트북, 반도체 등 |
◆한-중, 같은 꿈으로 ‘동반성장’
삼성전기 둥관법인의 이 같은 성과는 임직원들의 '상하동욕'(上下同欲) 마음가짐에서 비롯됐다. 둥관법인에는 광시성(15%), 후난성(15%), 쓰촨성(12%), 장시성(12%), 광둥성(11%), 후베이성(9%), 허난성(5%), 산시성(2%) 등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성향을 가졌지만 글로벌 삼성전기라는 동일한 목적을 통해 서로 간의 벽을 허물고 있다.
둥관법인 임직원들의 이 같은 마인드는 둥관법인이 추진하는 현지화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룹장을 중국인들로 선정하는 것도 현지화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주재원은 현지 그룹장을 지원한다.
출신이 서로 다른 임직원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과 '계층별 360° 소통' 등도 둥관법인의 내부 화합에 큰 힘을 싣고 있다. 문화의 달 행사와 동호회 운영, 임직원들의 가족에 대한 따뜻한 관심까지 둥관법인은 '격의 없는 삼성 가족'을 꾸려나가고 있다.
둥관법인 내부의 가족만이 아니다. 둥관법인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나눔 경영 이념으로 지속적인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체육문화, 교육지원, 농촌지원, 환경보호, 사회복지 등 끊임없는 사랑을 전달하며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임영환 삼성전기 둥관법인장(상무)은 “학습과 혁신을 통한 과학적 사고(MPQA)를 가져야 하는데 이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도출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서로 간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책임에 충실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 법인장은 “소통협업은 둥관법인에서 변하지 않는 주된 키워드다. 이는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둥관법인이 사회봉사 활동을 끊임없이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선택한 까닭은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들은 아마도 성인이 된 후에 취업난을 겪게 될 것입니다.”
12년 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전자 계열 사장단에게 건넨 말이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지난해 10월 이 회장은 다시 상하이를 찾아 전자계열 사장단과 회의를 가졌다. 상하이에서만 두번째다. 이 회장이 해외에서 사장단 회의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삼성이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중국에 대한 삼성의 애착은 이재용 부회장의 출장 일정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1년 사이 최소한 7차례 이상 중국을 방문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중학생 아들 유학지를 상하이로 선택한 것에 대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중국 공략은 적중했다”며 “특히 신시장 개척 및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기 둥관법인은 지속적인 내부 혁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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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는
지난 1973년 설립된 삼성전기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해 있다. 휴대전화, TV, 노트북, 반도체 등 삼성 제품을 구성하는 전자부품의 연구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며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해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조9128억원이며 자산은 6조8915억원이다. 5개국에 13개 생산거점을, 15개국에 22개 판매거점을, 3개국에 3개 연구거점을 두고 활발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임직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1만1940명, 국외 2만6214명이다.
지난 1973년 설립된 삼성전기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해 있다. 휴대전화, TV, 노트북, 반도체 등 삼성 제품을 구성하는 전자부품의 연구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며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해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조9128억원이며 자산은 6조8915억원이다. 5개국에 13개 생산거점을, 15개국에 22개 판매거점을, 3개국에 3개 연구거점을 두고 활발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임직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1만1940명, 국외 2만6214명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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