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디자인 경영' 반전 스토리

미래 내다본 디자인 혁신 '적중'

애경산업이 기존 디자인 영역을 파괴하는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창의성과 소통을 존중하는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007년 5월 홍익대 근처에 ‘디자인센터’를 별도 설립한 것이 적중했다.

애경은 최근 디자인 혁신을 통해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던 생활용품 선물세트 시장 분위기를 역전시켰다. 지난해까지 매년 3%씩 줄어들던 이 시장에서 파격적인 디자인 도입으로 흐름을 한번에 뒤집었다. 지난 추석시즌 마릴린먼로, 반고흐 등 ‘감성’을 입은 생활용품 선물세트를 내놓고 이른바 ‘대박’을 친 것. 디자인 혁신이 없었다면 매년 받고 싶지 않은 선물 1위라는 설문조사 불명예를 안으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하락했을 추세를 일거에 반전시켰다.

헤어케어 브랜드 ‘케라시스’는 디자인 혁신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라시스 퍼퓸샴푸는 국내 처음으로 등장한 ‘향기’ 콘셉트 샴푸다. 애경은 이 제품 출시를 통해 ‘모발케어’와 ‘탈모관리’로 양분돼 있던 샴푸시장에 ‘퍼퓸’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출시 한달 만에 5만개가 완판되는 등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디자인 혁신의 영향이 가장 크다.

케라시스 퍼퓸샴푸는 각기 다른 향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개성의 호주 출신 일러스트 작가 ‘옐레나 제임스’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 각 용기마다 다채로운 컬러를 활용해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이미지로 퍼퓸샴푸 향의 느낌을 연상시키도록 했다. 2002년 케라시스 첫 출시 당시와 동일한 원기둥 형태의 용기를 선택해 화려한 그래픽을 왜곡 없이 심플하게 표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케라시스 퍼퓸샴푸 용기 디자인은 국제 패키지디자인 공모전 2013 펜타어워즈에서 ‘바디케어부문 브론즈 상’을 수상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2013 굿디자인 공모전에서 ‘커뮤니케이션 생활포장부문 우수디자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펜타어워즈는 패키지디자인 만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국제디자인공모전이다. 외관의 아름다움을 넘어 디자인이 주는 효과와 마케팅 전력, 연계성 등을 종합평가해 수상작을 결정하고 있다. 케라시스 퍼퓸샴푸는 디자인을 통한 실제 매출 성과를 인정받은 케이스로 평가되고 있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디자인 협업을 한 프리미엄 주방세제 ‘순샘 버블’이 세계 3대 디자인어워즈 등에서 총 5개의 디자인어워즈를 석권했다. 또한 리큐, 스파크드럼, 루나 등 우수한 디자인의 애경 브랜드들이 국내외 유명 디자인어워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2009년 말에는 대한민국 디자인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애경 관계자는 “최근 소비재 시장은 디자인 전쟁터”라며 “단지 보기 좋고 그럴듯한 디자인 이상의 ‘혁신’이 있어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의 성과가 있기까지 디자인 영역을 파괴하는 크리에이티브가 뒷받침됐다”며 “애경은 틀과 형식을 탈피한 디자인 혁신을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