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일러스트레이터 임종철
#1. 직장인 나몰라(가명·여) 대리는 지갑 속에 있는 신용카드만 5장에 달한다.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신용카드를 이용했지만 포인트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간혹 커피전문점 등에서 결제할 때 포인트 관련 안내 문구를 봐도 지나치기 일쑤다. 때문에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가 어떤 카드에 얼마나 쌓여있는지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포인트를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나 대리가 똑똑한 카드생활의 고수가 되려면 포인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2. 나 대리와 같은 직장 후배 다알아(가명·여) 사원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가맹점만을 찾아다니는 자칭 알뜰 소비자다. 다 사원은 포인트를 꼬박꼬박 적립하지만 막상 포인트 소멸시점이 다가오면 사용처를 정하지 못하고 카드사의 제휴 쇼핑몰만 애용한다. 과연 다 사원이 카드 포인트 관리를 잘하는 것일까.
 
신용카드 1억만장 시대가 도래했다. 늘어난 신용카드 사용액과 함께 잠자고 있는 포인트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포인트 잔액은 2조381억원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카드 이용자들은 자신의 포인트를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2008년부터 약 5년간 버려진 신용카드 포인트만 5861억원이고 지난 해 1283억원의 포인트가 소멸된 것으로 추산된다.
 
푼돈으로 여기기 쉬운 포인트는 통상 1포인트당 1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만약 나 대리가 월 100만원을 신용카드로 지출해 평균 3%를 적립받았다면 1년간 쌓인 포인트는 36만점으로 현금 환산가 36만원의 가치를 가진다.
 
또한 포인트는 적립 후 5년이 경과되면 자동 소멸되기 때문에 평소 포인트 소멸 예정 여부를 챙기고 효율적인 사용을 위한 포인트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해 4월부터 운영되는 여신금융협회의 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을 이용하면 각 카드사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포인트 및 소멸예정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접속이 가능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포인트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어 관리가 용이하다.
 
◆ 카드사별 포인트 사용기준 달라
 
포인트를 꼬박꼬박 적립하더라도 막상 소비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사용처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포인트를 사용할 때 차감기준 등 제한이 카드사별로 다르기 때문에 고객들은 각 카드사 상품에 따라 유리한 활용처를 판단해야 한다.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인트 사용법인 결제대금 차감의 경우에도 카드사 상품별로 사용기준이나 가능 여부가 다르다. 예컨대 현대M계열 카드는 결제대금 차감이 불가능하지만 X계열 카드의 경우 일부 결제대금 차감이 가능하다.
 
포인트 차감기준도 KB국민카드의 경우 3만점 이상 포인트가 적립됐을 때부터 결제대금 차감이 가능하지만 신한카드는 10만포인트가 적립되어야 사용할 수 있는 등 차이가 있어 확인 후 이용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포인트로 상품권이나 기프트카드를 구매할 수도 있다. 롯데·우리·하나SK카드 등은 포인트로 기프트카드와 상품권 모두 구매가 가능하고, 삼성·KB국민카드 등은 기프트카드만 구매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하이포인트카드, 하이포인트카드 나노, S-MORE카드, RPM플래티늄카드의 회원만 포인트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현대카드도 기프트카드를 구매할 수 있지만 1M포인트의 환산기준이 다르므로 주의해야한다. 예컨대 타사의 경우 10만포인트로 10만원권 상품권 및 기프트카드로 교환할 수 있지만 현대카드는 15만 M포인트로 10만원권을, 30만 M포인트로 20만원권 기프트카드를 교환할 수 있다.

잠자고 있는 포인트를 깨워라

 
◆ 이색 포인트 사용처…세금부터 재테크까지
 
최근 카드사들이 내놓은 이색 포인트 활용처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카드 포인트로 재테크까지 할 수 있는 '포인트리 골드전환서비스'를 출시해 화제다. 이 서비스는 매월 카드 사용에 따라 쌓이는 포인트리를 매월 첫 영업일에 금으로 자동 전환하는 것으로 포인트리 1점을 1원으로 간주하고 금을 사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하나SK카드는 포인트로 금융서비스 관련 각종 결제를 현금처럼 할 수 있다. 하나은행 영업점과 인터넷뱅킹에서 은행 거래 시 이체수수료, 예·적금 가입, 적금·펀드 납입, 대출 상환 및 대출이자 납입 등을 할 수 있다. 이밖에 신용카드 결제대금 선결제 및 연회비 납부와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바보의 나눔 등 다양한 기부단체로 포인트로 기부할 수도 있다.
 
포인트로 세금 납부도 가능하다. 삼성카드의 경우 서울시 재산세·취득세·자동차세 등 모든 지방세와 상하수도 요금, 과태료 등을 납부할 수 있으며, 정부 민원 포털인 '민원 24'에서 토지대장등본이나 가족관계등록부 등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때도 포인트로 수수료를 결제할 수 있다.
 
이밖에 다른 회사의 포인트와 교환하거나 타 멤버십 포인트 적립이 함께 가능한 제휴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오케이캐쉬백과 합쳐 쓰거나 '신세계포인트'와 교환해 쓸 수 있고 BC카드는 '오포인트'를 KT 통신사의 '별'과 교환할 수 있다. 우리카드가 최근 출시한 '다모아 카드'의 경우 오케이캐쉬백 포인트, 엔크린 포인트, 오포인트, CJ원 포인트, CU 포인트, 지마켓 마일리지 등과 제휴해 멤버십카드처럼 적립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