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한 사람들을 위한 옷을 내세워 인권 침해 논란, 매장내 직원은 잘생긴 백인 남성만을 배치하며 인권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 캐주얼 브랜드 ‘아베크롬비&피치’가 내년부터 엑스라지(XL) 사이즈 이상의 옷을 만든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가 이례적인 것은 아베크롬비가 1892년 창업자 데이비드 T 아베크롬비가 웃통 벗은 젊은 백인 남성을 모델로 내세운 이후 지금까지 모든 매장에서 엑스스몰(XS)부터 라지(L)까지만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베크롬비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제프리스는 2006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뚱뚱한 고객이 들어오면 물을 흐리기 때문에 엑스라지(XL) 이상의 여성 옷은 안 판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기까지 했을 정도다.

창업 이래 121년간 고수해온 브랜드의 자존심이 무너진 이유는 실적 악화다. 아베크롬비의 3분기 전체 매장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 떨어졌다. 

이에 대해 마이클 제프리스 아베크롬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악화의 원인은 타깃 소비자인 10~20대 청소년의 구매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규격화됐던 색상과 사이즈에서 탈피해 다양한 실험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아베크롬비는 청담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