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복잡한 거리를 벗어나 이슬람 사원으로 올라가는 골목길. 이 곳에 동네 사랑방 같은 국숫집이 있다. 

서울시 용산구의 '언덕위에 국수가게'다. 동네 사람들은 옛 시절 동네 사랑방 같이 가게를 편하게 찾아와 주인과 함께 국수를 먹으며 정다운 이야기를 나눈다. 가격도 3000~4000원대로 부담 없다. 

현재 이 곳은 블로그와 미디어를 통해 알음알음 소개되면서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 사람들도 즐겨찾는 맛집이 됐다.
3000원대 소박한 가정식 국수  '언덕위에 국수가게'
▲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 3500원에 엄마가 해준 듯한 잔치국수 판매
'언덕위에 국수가게'는 상호 그대로 언덕위에 위치해 있다. 바로 옆에는 서울보광초등학교가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동네 상권이다. 이 곳 손님은 대부분 동네 주민이다.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한 만큼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잔치국수, 비빔국수가 3500원, 칼국수가 4000원, 가장 비싼 떡만둣국이 5000원이다. 이곳이 저렴하게 국수를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피크 타임에 아르바이트를 잠시 고용하는 것 이외에는 윤미자 대표가 주방부터 홀까지 모두 관리한다. 유동 인구가 많지 않은 C급 상권에 19.83㎡(6평) 정도의 작은 평수의 매장이라 가능하다. 

대표는 “국수는 회전이 빠른 아이템이다. 1명이 들어오면 국수를 시키는 것부터 먹고 나가는 것까지 평균 20분 정도만이 소요 된다”며 “일 평균 회전율이 3~4바퀴 정도”라고 설명했다.


저렴한 가격에 국수를 판매하지만 품질 낮은 식재료는 사용하지는 않는다. 안면이 있는 동네 손님이 단골인만큼 ‘가정식 국수’를 팔기 위해 노력한다고. 육수는 매일 아침 윤 대표가 직접 끓인다. 비빔국수 안에 들어가는 양념 역시 윤 대표의 손을 거친다. 양념은 배와 파인애플, 키위 등 제철 과일을 활용해 단맛을 낸 후 1주일 이상 숙성시켜 사용한다.

◇ 국수와 함께 정을 제공하다
'언덕위에 국수가게'는 창업 초기 투자금을 줄이기 위해 윤 대표의 아들이 직접 인테리어를 디자인했다. 19.83㎡(6평)의 작은 평수라 주방을 가리는 것보다는 오픈하는 것이 더 넓어 보이겠다고 판단, 오픈형 주방을 만들었다. 

또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픈형 주방 앞에 기다란 테이블을 둬 1인 식사 공간을 만들었다. 

이는 '언덕위에 국수가게'의 포인트가 됐다. 주방과 테이블이 탁 트여있어 윤 대표는 자연스럽게 손님들과 이야기 할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다보니 단골도 늘었다. 

윤 대표는 “오픈 주방으로 고객에게 음식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돼 많은 단골을 확보하게 됐다”며 “창업 초창기인 작년 초만 해도 동네 주민들을 전혀 몰랐는데 이제 손님이자 좋은 언니, 동생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제 단골의 취향까지 파악, 각각의 단골에 맞게 국수를 제공한다. 식사량이 많은 단골에게는 양을 푸짐하게, 식사량이 적은 단골에게는 적당한 양의 국수를 내준다.

매장 한 쪽에 밥통과 육수를 두어 밥과 육수는 무한정 가져다 먹을 수 있게 해놓았다. 윤 대표는 “국수는 배가 빨리 꺼지는 특성이 있어 밥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