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한' 에너지펀드…선진국 대체에너지 투자효과 '톡톡'
2013 재테크 King/ 최고 수익률 펀드는?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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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투자트렌드를 되돌아보면 가장 두드러졌던 건 중소형주의 선방이다. 올 상반기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강세를 보이며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2013년 최고 수익률 펀드'를 가리기 위해 살펴보니 '숨은 고추'는 따로 있었다. 바로 소리 소문 없이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 에너지펀드가 주인공이다.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은 일본펀드를 비롯한 컨슈머(소비재)펀드와 베트남펀드도 에너지펀드 뒤를 이어 견조한 성과를 올렸다.
올해 우수한 성적을 낸 펀드들의 공통점은 '미래에셋TIGER소프트웨어상장지수(주식)'를 제외한 대부분의 펀드가 해외주식형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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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해외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주식시장은 1800~2000선을 오가는 박스권장세를 보인 반면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주식시장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도 국내주식형보다 낫다. 국내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1.0%인 반면 해외주식형펀드는 4.61%를 기록했다. 해외주식형펀드 중에서도 특히 북미와 유럽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이 돋보였다. 북미와 유럽주식펀드는 연초이후 평균수익률이 각각 29.43%, 16.01%로 해외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을 한참 웃돌았다.
◆대체에너지 투자 등에 업고 에너지펀드 '활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올해 성과가 제일 좋은 펀드는 알파자산운용의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자 1[주식]A'로 연초 이후 60.35%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펀드는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풍력·태양력·바이오 등의 대체에너지와 관련된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알파에셋자산운용 측은 연초 이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으로 추종 인덱스 변경을 든다. 2007년 9월 설정된 이후 줄곧 'S&P 글로벌 에너지 인덱스'(S&P Global Energy Index)를 추종해오다 올해 초 '톰슨로이터 글로벌 리뉴어블 인덱스'(Thomson Reuter Global Renewable Energy Index)로 교체한 덕에 펀드 역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윤수 알파자산운용 팀장은 "올해 펀드매니저가 바뀌면서 추종지수를 새롭게 변경한 게 잘 맞아 떨어졌다"며 "올해 미국 주식시장이 대체로 좋았지만 S&P보다도 톰슨로이터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펀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럽, 홍콩 등 글로벌 에너지 섹터에 투자하는 '우리퓨쳐에너지 1[주식]ClassA1'와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자[주식]C 1'도 각각 48.5%, 37.5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에너지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덕분에 관련 펀드의 성과가 좋았다고 평가한다. 김현석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물·풍력 등 대체에너지펀드는 금융위기 이전에 높은 관심을 받다가 금융위기 이후 국가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수익률이 부진해 외면을 받았다"며 "최근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체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증가해 대체에너지펀드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막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가차원의 투자확대만으로 대체에너지펀드가 좋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대희 하이투자증권 상품전략팀장은 "수익률이 좋은 대체에너지펀드를 보면 주로 북미와 유럽 쪽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전반적으로 성과가 좋았다"며 "이는 대체에너지에 대한 기대감과 북미·유럽쪽 시장의 상승세가 시너지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대체에너지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은 나쁘지 않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셰일가스에 대한 투자를 미국이 주관하고 있는데다 유럽·중국 등 주요 선진국들도 투자확대 계획을 내놓고 있어서다.
김현석 팀장은 "셰일가스 가채매장량이 전 세계 인구가 향후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보니 기대감만으로도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노믹스 효과, 일본펀드 성과 '굿'
에너지펀드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일본펀드다. 연초이후 수익률 상위 10위에 일본펀드가 6개나 포함될 정도로 성과가 좋다. 모두 아베노믹스라는 정치적 효과 덕분이다.
올 상반기로 끝날 것 같았던 아베노믹스 효과로 인한 엔저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 3일 일본중앙은행(BOJ)의 추가 통화완화정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03엔을 넘어섰다. 최근 6개월 중 엔화가치가 최저로 내려간 것이다.
이 덕분에 일본펀드는 인덱스, 기업, 부동산 등 기초자산과 상관없이 모두 높은 성과를 올렸다. 특히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일본Small Cap 1[주식]Class C 1'는 연초이후 49.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모든 펀드 중에서는 두번째, 일본펀드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펀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기업이나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 중 중소형기업에만 주로 투자한다. 지난 10월 기준 일본 제약회사인 키세이(Kissei)가 4.0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모리나와 밀크(MORINAGA MILK)와 폴리실리콘생산업체인 도큐야마(Tokuyama)가 각각 3.90%, 3.96%로 편입됐다.
그 뒤를 이어 'KB스타재팬인덱스(주식-파생)A'와 '한화재팬코아 1[주식]종류A'가 각각 44.73%, 44.43%의 연초이후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올해는 일본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올렸지만 이 여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대희 팀장은 "일본펀드의 성과 뒤에는 아베노믹스라는 정책적 지원이 있는데, 이 이슈가 사라질 경우 일본펀드가 받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재정관련 정책 이슈가 남아있어 내년에는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에서 재정관련 정부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남아 있어 내년에도 일본펀드의 성적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이 여세가 장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 이슈가 아닌 일본경제가 근본적으로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경제가 미국처럼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이 팀장은 덧붙였다.
수익률 1위 펀드매니저의 2014년 운용전략
"대체에너지 대체 업종 없죠"
홍정웅 알파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가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의 운용을 맡은 건 올해 초다. 현재 홍 펀드매니저를 비롯한 총 2명의 매니저가 펀드운용을 맡고 있다.
홍 펀드매니저는 대체에너지의 2014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가장 좋게 평가하는 섹터 역시 대체에너지라는 게 홍 펀드매니저의 설명이다.
"각 나라마다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설비투자를 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설비투자를 할 만한 업종이 대체에너지밖에 없습니다. 설비투자를 비롯한 인프라투자는 기본적으로 한번 하게 되면 20년가량 이어집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대체에너지가 좋은 이유죠."
그는 현재는 미국에 투자가 집중돼 있지만 내년에는 이를 유럽으로 분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머징 국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다시 말해 2014년에는 미국·유럽의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되 이머징국가에 대한 투자는 보류한다는 얘기다.
"대체에너지 대체 업종 없죠"
홍정웅 알파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가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의 운용을 맡은 건 올해 초다. 현재 홍 펀드매니저를 비롯한 총 2명의 매니저가 펀드운용을 맡고 있다.
홍 펀드매니저는 대체에너지의 2014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가장 좋게 평가하는 섹터 역시 대체에너지라는 게 홍 펀드매니저의 설명이다.
"각 나라마다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설비투자를 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설비투자를 할 만한 업종이 대체에너지밖에 없습니다. 설비투자를 비롯한 인프라투자는 기본적으로 한번 하게 되면 20년가량 이어집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대체에너지가 좋은 이유죠."
그는 현재는 미국에 투자가 집중돼 있지만 내년에는 이를 유럽으로 분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머징 국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다시 말해 2014년에는 미국·유럽의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되 이머징국가에 대한 투자는 보류한다는 얘기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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